靑 "비핵화 대화 동력 살리기 위해 북중 대화 도움 될 것"
대북 전문가들 "시진핑 방북은 북중 전통적 우호 복원"
미중 무역분쟁 '신냉전' 강화, 향후 비핵화 협상 우려 커져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불과 열흘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기로 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북 전문가들은 미중의 신(新)냉전구도에 한반도가 편입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8일 시 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 미국과 중국은 비핵화 부분에서는 완벽한 일치를 보이고 있다"며 "세세한 부분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시 주석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화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이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실질적인 행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강 "한반도 둘러싼 미중 구도 강화, 북미 실무접촉 진전 어렵다"
조진구 "미중 대립, 최악의 경우 양쪽에서 선택 강요받을 수도"
하지만 대북 전문가들의 의견은 청와대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방북을 현재 미중이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 동맹 강화 차원으로 평가했다. 이 경우 기존의 북한 입장이 강화돼 비핵화 협상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구도가 강화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 부원장은 "중국이 북한을 끌어안고 있고, 한국은 문 대통령이 오슬로 회담에서 말했듯이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며 "신 냉전구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과거처럼 한미 동맹이 강하지 않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 부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다시 추진되고 있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톱다운(정상 간 담판협상) 방식이라고 하지만 실무협의도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중국이라는 튼튼한 뒷배가 있고, 시진핑 주석 방문으로 제재의 틀이 약화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북미 실무접촉도 큰 진전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차례의 방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구도는 신냉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더욱이 지금은 냉전시대 소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의 힘이 세고, 미소 대립보다 오래 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이 과정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전통적 북중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서도 미국이 중국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어서 향후 비핵화 협상 역시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