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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경경비대에 식량 미지급 후 “알아서 해결하라” 강요

기사입력 : 2019년06월15일 07:03

최종수정 : 2019년06월15일 07:03

자유아시아방송, 北 소식통 인용 보도
“국경경비대, 밀수 수입 있어 이 같은 지시 내린 듯”
“말단 병사들, 식량 없어 강냉이밥 소금에 찍어먹어”
“당국, ‘밀수 뿌리 뽑으라’ 해놓고 방조” 비판 고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국경경비대에 한 달 분 식량을 주지 않고 자체 해결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당국의 강요 때문에 국경경비대 간부들이 난처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013년 중국 국경 도시 단둥 맞은 편에 위치한 신의주의 한 밭에서 북한 병사들이 소 옆에 앉아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양강도의 한 국경경비대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 상급부대로부터 ‘한 달 분 식량을 자체로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국경경비대는 다른 부대와 달리 국경 밀수를 통해 상당한 수입을 올려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런 지시를 내린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이 같은 황당한 지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전에도 수차례 지시가 내려온 적이 있다”며 “경비대 간부들과 대원들은 이 같은 지시에 아무런 의견도 제기하지 못한 채 어떻게 한 달 치 식량을 조달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소식통은 또 “지난해 가을에 저장한 부식물은 다 떨어지고 식량사정도 가장 열악해 지금이 군부대들이 제일 견디기 힘든 시기인데 이런 상황이 돼 버렸다”며 “일부 초소에서는 찬거리가 전혀 없어 강냉이밥을 소금에 찍어먹는 현상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하지만 당국에서는 국경경비대 부대들은 공급이 끊겨도 어떻게든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부대 간부들 가운데는 ‘강무역(밀수)을 뿌리 뽑으라’면서 식량을 대주지 않는다는 것은 밀수꾼들을 방조하고 식량 값을 받아내라는 얘기‘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밝혔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당국에서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밀수와 탈북 방조를 비롯한 불법행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있지만 한 달이나 식량을 주지 않고 자체로 해결하라는 것은 밀수를 적극 방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뇌물을 챙기라’는 얘기나 같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식통은 이어 “이번 지시로 인해 뇌물을 받는 간부들은 크게 피해를 볼 게 없고 실제로 피해를 보는 것은 말단 초소에서 생활하는 병사들”이라며 “이들 중 일부 초소에 있는 말단 병사들은 식량이 없어 민가에 나가 쌀을 빌려다 먹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간부들은 당국의 이 같은 지시가 불만스럽지만 문제를 제기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일부 간부들과 군인들은 이런 기회를 이용해 밀수를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주면서 노골적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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