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프랑스 르노자동차가 일본 닛산자동차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제동을 걸 것으로 알려져 두 회사 간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은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닛산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개편안 투표에 대해 기권 의사를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노 측의 이같은 결정은 갑작스러운 전략 변경으로 해석되며 이로 인해 닛산은 향후 수 개월간 구조 개편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자동차 회장(왼쪽)과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広人) 닛산자동차 사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일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닛산 주식의 43%를 보유한 르노가 기권을 결정함에 따라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에 미치지 못해 지배구조 개편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서한은 닛산의 6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 2주 전에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6월 총회를 통해 당초 법정 회계 감사만 두는 구조에서 세 개의 위원회를 두는 구조로 전환하고자 했다. 각 위원회에는 인사·보수·회계감사의 권한이 이양될 예정이었다.
이같은 제안은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체포된 이후 나왔다. 닛산은 지배 구조의 실패를 분석하기 위해 특별 위원회를 구성했고 특별 위원회는 3개의 위원회에 이사회의 권한을 분립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닛산 이사회는 지난달 15일 만장일치로 이에 승인했다.
당초 세나르 회장은 르노와 닛산 간 제휴 강화를 위해 개편안에 찬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한은 지배구조 개편이 닛산의 최대 주주로서 르노가 갖는 영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갑작스런 입장 선회를 정당화했다.
닛산 측 소식통들은 세나르 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거나 닛산과의 합병 협상을 재개하기를 원하는 가운데 닛산에 대한 영향력을 얻기 위해 이같이 개혁안 추진 방해를 시도했다고 추측했다.
한편, 르노는 FCA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무산으로 돌아갔다. 이에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르노에게 남은 옵션은 닛산과의 경영 통합뿐이라고 보도했다.
닛산과 르노는 서한 내용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