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블랙 미러’는 안을 볼 수 없는 초콜릿 상자, 영화제 같은 작품이다.”
‘블랙 미러’ 총괄 제작자 겸 각본가 찰리 브루커와 애나벨 존스가 내한했다. 7일 오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블랙 미러’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한 두 사람은 작품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블랙 미러’는 가까운 미래, 다양한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실현해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어두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SF시리즈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다섯 번째 시리즈에는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스미더린’ ‘레이철, 잭, 애슐리 투’ 등 세 가지 에피소드가 담겼다.
'블랙 미러' 총괄 제작자 겸 각본가 찰리 브루커(오른쪽)와 애나벨 존스 [사진=넷플릭스] |
찰리는 이날 ‘블랙 미러’ 작업 과정을 회상하며 “보통 뉴스, 관련 자료보다 이상하고 웃긴 상황 등 재밌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이번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도 뮤지컬 관련 에피소드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대화가 파이터 게임으로 넘어가고 그걸 실제 생활에 적용하면서 나왔다”고 말했다.
애나벨은 “우리가 다루는 기술은 굉장히 강한 툴이고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블랙 미러’는 사람이 이 기술의 힘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이야기한다. 한 개인이 겪는 일로 어떤 기술로 당면하는 개인의 어려움, 딜레마를 다룬다. 배경은 SF에서 다루는 먼 미래보다는 근 미래 혹은 현재”라고 설명했다.
라이프 컨퍼런스에 앞서 공개된 ‘스트라이킹 바이퍼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는 대학 친구 칼과 대니가 VR(가상현실) 버전으로 출시된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찰리는 “LGBT(성소수자) 요소를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전통적인 불륜, 결혼, 우정 등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스토리 안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섹슈얼리티다. 거기서 발생하는 긴장이 이 쇼의 중심”이라고 짚었다.
'블랙 미러' 총괄 제작자 겸 각본가 찰리 브루커 [사진=넷플릭스] |
애나벨은 “이 쇼에서 보여주는 건 특이한, 일반적이지 않은 삼각관계”라며 “포르노가 발전해서 섬세하게 그려지고, 개인화되고 몰입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된다면 어떨까 했다. 건강한 수준에서 일탈하는 매체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정말 불륜을 저지르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질문을 던지는 쇼”라고 밝혔다.
플랫폼의 변화도 언급했다. ‘블랙 미러’는 당초 영국 채널4에서 방영됐지만, 시즌3부터 넷플릭스로 매체를 옮겼다. 애나벨은 “채널4는 영국의 전통적인 상업 방송사다. 그러다 넷플릭스로 가니 유연성이 생겼다. 내러티브, 길이 등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었다. 에피소드도 늘었고 더 도전적이고 야심차졌다. 새로운 장르, 톤을 시도할 기회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시즌5 공개에 앞서 ‘블랙 미러:벤더스내치’(2018)를 선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찰리가 답을 이어갔다. 그는 “사실 ‘벤더스내치’도 시즌5의 일부였다. 실제 촬영도 거의 겹친다. 근데 하다 보니 ‘벤더스내치’ 분량만 5.5시간이 됐더라. 그래서 일부가 아니라 단독으로 릴리즈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따로 뗐다”고 떠올렸다.
끝으로 찰리는 “‘블랙 미러’는 초콜릿 상자다. 겉으로 보면 쓴 다크 초콜릿 같지만, 내용물은 알 수 없다. 또 에피소드를 순서대로 보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물론 다른 에피소드를 언급하거나 서로 연결점도 있지만, 그걸 몰라도 스토리 이해에 문제가 없다. 어떤 에피소드를 어떤 순서로 관람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영화제 같은 시리즈”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랙 미러’ 시즌5는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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