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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동남아 신흥부자 노린다…다른 은행들 '군침만'

기사입력 : 2019년06월05일 15:55

최종수정 : 2019년06월05일 15:55

신한, 베트남에 첫 PWM센터 오픈…고액 자산가 겨냥
하나 PB창구 2곳 운영…국민·우리는 검토만
亞 자산관리 시장 쑥쑥…"국내은행도 선점해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신한은행이 국내 시중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고액자산가 전담 영업점을 열었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 베트남에서 개인자산관리(PWM) 서비스로 신흥 부자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수년째 해외 자산관리시장 진출을 검토해오던 다른 은행들은 신한은행의 시도에 주목한다. 그간 주력 무대인 동남아에서 자산관리나 프라이빗뱅킹(PB)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봤지만, 신한의 선제적 움직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신흥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은행들의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4일 호치민 푸미흥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열었다. 베트남에 VIP 자산관리 전담 점포를 연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4일 호치민 푸미흥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열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은 그간 레따이또지점, 사이공지점 등 7개 지점에 PB를 배치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자산관리보다는 소매금융이 주된 영업이었기 때문에 PWM센터로 업무를 특화시킨 것이다.

신한은 한국 교민뿐 아니라 현지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1:1 상담 서비스는 물론 PWM센터 전용 상품과 전용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한다. 세무, 부동산 등 투자 컨설팅을 포함해 한국 투자에 관심있는 현지인들을 위한 한국 전문가와의 화상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 센터장을 포함해 직원 8명중 6명이 베트남 현지인이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현지 인력을 추가해 규모를 2배로 키울 예정이다.

베트남 고액 자산가 공략에 나선 것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늘면서다. 베트남 화폐 10억동(약 5000만원) 이상의 자산가가 타깃으로, PWM센터를 연 푸미흥도 호치민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고액 자산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안즈은행을 인수하면서 자산가 고객을 많이 확보했다"며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전문화된 자산관리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한은행과 달리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해외 WM 시장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KEB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홍콩지점에 PB 1명씩을 배치해 PB창구를 운영중이다. 주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교민 대상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별도 PB센터나 PB창구가 없다. 해외에선 소매금융이나 투자금융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산관리는 중장기적으로 검토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많이 진출한 동남아에선 예금금리가 6~8% 수준인데 그 이상의 수익을 내는 상품을 구성하긴 쉽지 않다"며 "현지 세무나 증여 문제를 잘 아는 전문가를 뽑고 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려면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지역별 고액자산 증가율 [그래프=국제금융센터]

전문가들은 동남아 신흥 부유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은행들이 많아지는 만큼 국내 은행들도 자산관리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아시아 고액 자산가(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들의 자산은 매년 9.7%씩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북미나 유럽보다 빠른 속도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2025년이면 42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부유층이 될 잠재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은행들도 자산관리 세그먼트 전략을 점검하고 서비스 강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수익 다변화를 위해 국내뿐 아니라 네트워크가 조성된 동남아 등에서 WM사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계열사간 시너지를 활용하거나 인수·합병(M&A), 파트너십 체결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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