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전형적인 지자체간의 칸막이 행정' 비판
[포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 오는 25일부터 사람보다 차를 우선하던 광릉숲길에 560년 만에 ‘사람길’이 열린다. 그러나 개통 예정일 하루 앞둔 24일까지도 일부 구간에는 통행을 위한 안전장치 등이 마련되지 않아 운영 예산 집행과 행정력 낭비를 지적하는 비판도 나온다.
25일 개통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광릉숲길' 포천 1.2km 구간은 아직 난간 기둥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사진=양상현 기자] |
국립수목원은 23일 560년간 지켜온 절대보존림 광릉숲 일부 구간을 ‘광릉숲길, 걷고 싶은 길’로 조성, 지역주민은 물론 국민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수목원 관계자에 따르면 광릉숲길 조성은 2018년 시작돼 산림청 국립수목원, 문화재청, 남양주시와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이 참여해 조성했다. 아름다운 광릉숲의 자연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우리 스스로 숲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오는 25일 개통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광릉숲길' 포천 1.2km 구간을 찾은 자전거동호회가 숲길 옆을 위태롭게 달리고 있다.[사진=양상현 기자] |
숲길 총 길이는 총 3km로 광릉숲 4계를 조망할 수 있는 사계찬미구간, 광릉숲의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산새소리정원,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단풍숲과 놀이터 등 10개의 특징 있는 경관(10京)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오는 25일 개통되는 ‘걷고싶은 광릉숲길’은 남양주 봉선사부터 국립수목원까지 3km 구간이다. 이곳은 남양주시 관할구역이다.
뉴스핌 취재결과 포천시 소흘읍 무림리, 이곡리, 직동리 등 광릉수목원 1.2km 구간은 공사기간이 오는 8월30일까지이며, 24일 현재 데크로드만이 조성됐고 난간 등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다.
25일 개통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광릉숲길' 포천 1.2km 구간[사진=양상현 기자] |
'국가생태탐방로(광릉숲 둘레길) 조성사업'으로 명명된 이 사업은 총 사업비 11억2000만원(국비 5억6000, 도비 2억8000, 시비 2억8000)으로 산림조합중앙회 서울인천경기지역본부가 설계하고, 포천시산림조합이 공사를 맡았다.
공사 관계자는 오는 25일이 개통예정일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달청의 심사기준이 까다로워 안전장치로 설비될 난간 기둥 등 건축자재의 허가가 나오질 않았다"고 말했다.
25일 개통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광릉숲길' 포천 1.2km 구간을 방문한 시민이 위태롭게 찻길 가장자리를 걷고 있다. [사진=양상현 기자] |
시민 A씨는 "광릉숲 사람길이 600년 만에 개통한다고 해서 와봤는데, 남양주시와 포천시의 관할이 달라 개통도 따로따로 한다니 충격적이다"며 남양주시와 포천시의 운영 예산 집행과 행정력 낭비를 지적했다. 그는 '전형적인 지자체간의 칸막이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공사업체인 산림조합 관계자는 "조달청의 건축자재 허가가 나오는대로 최대한 빨리 성실하고 완벽한 시공으로 주민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5일 개통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광릉숲길' 포천 1.2km 구간 [사진=양상현 기자] |
광릉숲길은 옛 전나무길 복원을 위해 전나무 후계목을 식재하고, 숲 가장자리에 자생하는 식물의 생육상태와 야생 동물의 이동 동선을 고려해 데크길로 정비했다.
광릉숲길을 따라 걸으면서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식물과 곤충 등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고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와 책을 보는 작은 도서관은 정식 개통 전부터 지역주민에게 인기 있는 공간이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