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단지 경비실 가운데 에어콘이 설치된 경비실은 10곳중 6곳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보다 강북지역 아파트 단지의 에어콘 설치비율이 더 높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총 2187개 아파트 단지 경비실 총 8763곳의 냉·난방기와 휴게실 설치 실태에 대한 첫 전수조사 결과 경비실의 냉·난방기 설치율은 64%로 조사됐다.
총 8763곳 중 5569곳에 에어콘이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경비실 10곳 중 4곳의 경비원은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냉방기 없이 보낸 셈이다.
특히 한강이남 자치구의 설치율이 낮았다. 강북지역 14개 구의 경우 70% 설치율을 보인 반면 강남지역 11개 구는 59%로 전체 평균 64%보다 낮았다. 강남·서초구는 70%의 설치비율을 보인 반면 송파구는 34%의 설치비율을 기록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성북·종로·동대문·은평·강동·서대문·강남·중구·성동·마포 10개 자치구가 설치율과 유효응답률 모두에서 평균값 이상을 나타내며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반면 구로·도봉·양천·관악·송파·노원 6개 자치구는 설치율과 유효응답률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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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시] |
미설치에 대한 이유는 '주민 및 동대표 반대'라고 응답한 비율이 54%로 가장 컸다. '예산 부족 및 장소 협소'(31%), '에너지 절약, 재건축 준비 중 등 기타'(16%)가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올해 냉·난방기 설치 예정인 127개 단지를 포함하면 평균 설치율은 72%(8%p↑)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여름도 평년에 비해 기온이 높을 것이란 게 기상청의 예보다.
이번 조사는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비율이 높은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정확한 실태파악과 이에 따른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는 서울시 의무관리대상단지(150가구 이상)와 SH공사 임대주택 단지를 포함해 총 2187단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유효 응답률은 80%(1,752단지)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서울 전역의 아파트 경비실 냉·난방기 설치율을 높이기 위한 맞춤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미설치 사유의 절반 이상이 ‘주민 및 동대표의 반대’로 조사된 만큼 노동인권적 관점에서 주민들의 인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목표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어컨 없는 좁은 경비실 안에서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폭염에 무방비 노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에어컨 설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자치구와 협력해 다양한 대책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