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직전 상황까지 갔던 얀센과 요렌테
'주포' 해리 케인 부상 등으로 출전 기회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토트넘 빈센트 얀센과 페르난도 요렌테에게 ‘인생 기회’가 왔다.
네덜란드 공격수 빈센트 얀센의 여정은 험난했다. 그동안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눈밖에 들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포체티노의 머릿속 출전리스트에는 아예 빈센트 얀센의 이름은 들어있지도 않았다.
그러던 얀센이 드디어 출전했다. 4월24일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에서의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전이었다. 후반 교체출전이었다. 무려 2017년 8월 이후 처음 출격이었다.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에서의 브라이튼 호브 알비언전에 교체 출전한 빈센트 얀센.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당초 얀센은 팔려갈 운명이었다. 올 1월 토트넘 레비 구단주는 1500만파운드(약 225억원)라는 몸값을 달았다. 하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그에게 눈길을 돌리는 구단은 없었다. 고작 유럽팀이 아닌 미국이나 중국에서 관심을 보였다. 여기에 얀센은 지난해 여름 다리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얀센은 끝까지 “유럽팀에서 뛰겠다”고 주장했다.
올 1월에는 해리 케인의 부상과 함께 손흥민 마저 아시안컵 차출로 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델리 알리까지 부상을 당해 공격수를 쉽게 팔수 없는 상황이었다. 포체티노와 호흡도 안맞았다. 얀센을 부르라는 요청에 포체티노는 “얀센은 내 계획에 없다”라고 밝힐 정도였다.
얀센은 구단과 감독과 완전히 틀어진 상황에서 “무조건 떠난다”고 못 박았다. 레비 구단주는 1700만파운드(약 255억원)를 거금을 불렀다가 낮춘 게 1500만파운드였다. 결국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얀센은 토트넘 U23(23세 이하)팀에서 재활과 함께 ‘복귀를 위한 칼’을 갈았다. 얀센은 U23팀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재밌는 것은 얀센이 아스날에서 점찍었던 선수라는 점이다. 토트넘이 이적협상 막판에 가로채기 해 온 선수가 얀센이다.
활약상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몸값을 부른 레비 토트넘 회장의 까탈로 얀센의 이적은 성사되지 않았다.
얀센은 기회가 없어 보였다.
지난 2016년 많은 기대를 모으며 토트넘에 입단했다. 당시 손흥민은 힘든 시간을 보낸 시절이다. 한때 ‘손흥민을 위협할 경쟁자’라고까지 일컬어졌다.
네덜란드 주니어 대표팀에 이어 성인 대표팀까지 활약했을 뿐 아니라 페예요르트 등에서 활약하며 득점왕, 2016년 요한 크루이프상(올해의 유망주상) 등을 거머쥐머 네덜란드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은 그였다.
또한 얀센은 손흥민처럼 양발이 능한 선수다. 움직임이 역동적이라 본인이 골을 넣는 것 외에도 다른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손흥민과 주전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러나 구단측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얀센은 적응에 실패했고 리그 컵대회 등을 포함해 28경기에 출전, 단 2골에 그쳤다. ‘골 못넣는 스트라이커’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이듬해인 페네르바체로 임대됐으나 본인이 원치 않는 리그였기 때문에 의욕을 완전히 잃어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전도유망한 선수가 순식간에 슬럼프에 빠진 것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트린 요렌테.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토트넘 공격수 요렌테도 마찬가지였다.
이적 직전 상황까지 갔었다. 요렌테는 구단측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구단과의 얘기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토트넘 홈구장인 홋스퍼 경기장 건설 등으로 인한 막대한 지출로 차질이 생겼다. 이로인해 지난해 8월에 이어 올 1월 이적시장에서도 선수를 한명도 영입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주전 해리 케인이 부상을 당했다. 요렌테는 시즌 끝까지 토트넘에 머물게 됐다. 여기서 요렌테의 인생역전이 시작됐다.
주목 받지 못한 요렌테가 챔피언스리그 16강과 8강에서 중요한 골을 터트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요렌테는 골을 넣은 후 UEFA와의 공식인터뷰에서 챔스 16강에서 골을 넣은 후 “벤치에 앉아 항상 이 순간을 꿈꿨다. 늘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했고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했다. 이제는 토트넘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요렌테는 기성용이 스완지시티에 있을 때 당시 프리미어리그에 이적했다. 당시 첼시 콘테 감독의 눈에 들어 이적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막판 얀센과 마찬가지로 가로채기로 토트넘에 왔다.
그러나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버티고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라는 점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나무가 크면 그늘이 짙다’는 말이 있다. 해리 케인의 그늘 아래 손흥민을 비롯한 많은 해외파 공격수들이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일정부문 사실이다.
토트넘은 27일 밤8시30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리그 11위)와 리그 경기를 치른다. 아슬아슬한 3위(승점70)를 유지하고 있는 토트넘이다. 4위는 첼시(승점 67), 아스날(승점 66)이 5위, 맨유(승점64)가 6위에 자리하고 있다.
리그 1위는 리버풀(승점91), 2위는 맨시티(승점 89)다. 이미 사실상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예약한 리버풀은 골든부츠 경쟁을 팀내에서 하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가 시즌 21골, 그 뒤를 르노이 사네가 20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개장 1호골을 넣은 새 경기장서 4경기에 모두 승리, 8골을 터트리며 무패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웨스트햄전이 열리는 곳도 새구장 토트넘 홋스퍼다.
손흥민은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골(21골) 기록에 단 1골만을 남겨놨다. 올시즌 시즌 손흥민은 20골(정규리그 12골·FA컵 1골·리그컵 3골·UCL 4골)을 작성했다.
요렌테의 골을 축하하는 손흥민과 포체테노 토트넘 감독.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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