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이민 정책 내세운 핀란드인당 1석 차이로 2위 차지
연립정부 구성 난항 예고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핀란드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각)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하 사민당)이 16년 만에 제1당을 차지했다.
로이터통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핀란드 사민당은 선거에서 17.7%를 차지하며 제1당에 올랐다. 반(反) 이민정책을 내세운 핀란드인당이 17.5%의 득표율을 확보해 2위에 올랐다.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17.0%를 차지해 사민당과 핀란드인당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유하 시펠레 총리가 이끄는 중도당은 13.8%를 기록하며 참패했다.
승리가 확정된 이후 안티 린네 사민당 대표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사민당)가 핀란드에서 가장 큰 정당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선거를 두고 "유럽에서 보기 드문 중도 좌파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20%가 넘는 득표율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핀란드 총선에서 어떤 정당도 20%의 득표율을 얻지 못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사민당은 연정을 구성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사민당의 린네 대표가 핀란드 총리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정당과 연정 협상을 통해 의회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핀란드 의회 의석수는 총 200석이며, 사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40석을 차지해 6석을 늘렸다. 핀란드인당과 국민연합당은 각각 39석, 38석을 차지했다. 반면 중도당은 지난 선거보다 무려 18석이나 적은 31석을 차지하면서 대패를 기록했다.
안티 린네 대표는 핀란드 현지 언론 란넨 미디어과의 인터뷰에서 2개의 작은 좌파 정당과 연립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면서 녹색당, 좌파연합과의 연정 가능성을 거론했다. 린네 대표는 "언뜻 보기에는 그들(녹색당과 좌파연합)이 가장 자연스러운 파트너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녹색당과 좌파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각각 20석, 16석을 확보한 탓에 세 좌파 정당이 확보한 의석수를 모두 합해도 사민당 주도의 연정 구성에 필요한 의석수에는 턱 없이 모자란다.
핀란드 경제지 카우팔레흐티는 사민당과 국민연합당, 녹색당 등의 세 정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린네 대표가 "의회에서 다수당이 되기 위한 산 크기(mountain-sized) 도전"에 직면했다고 표현했다.
한편 이번 핀란드 총선에서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에 대비한 복지 개혁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좌파 진영에서는 세제 인상을 통한 재원 확보를 내세운 반면 중도 우파 진영에서는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세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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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린네 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