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과 비자만 있으면 외국인도 계좌개설 가능
당국 시장개혁에 열의 T+0제도 도입 검토 중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차이나머니 중국 자본이 베트남 부동산 투자에 이어 베트남 주식 거래를 확대하고 나섰다.
중국 매체 매일경제(每日經濟)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는 높은 상승률과 당국의 시장 개혁으로 중국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베트남 주식을 거래하고 있는 중국인은 현재 3000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증권거래소 [사진=바이두] |
◆ 호찌민 지수 올 들어서만 20% 상승
2019년에 들어 호찌민 증권 거래소를 기준으로 하는 VN 지수는 19%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블룸버그는 베트남 증시를 과거 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증시 3위에 꼽았다.
화타이(華泰) 증권에 따르면 베트남에 개설된 개인 증권계좌는 210만개로 베트남 총 인구의 2.26%에 그친다. 이 가운데 외국인 계좌는 2만 7700개로 집계됐다. 전체 증권계좌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중 중국인이 개설한 계좌는 2018년 말 기준 3000개로 미국, 유럽, 한국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증권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인의 계좌 개설이 급증하고 있으며 1분기 말 현재 중국인 계좌 수는 4000개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이 주도하는 베트남 주식 시장에서 기관 투자가들의 세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베트남 증권시장의 기관 계좌수는 9100개로 이 가운데 외국계 투자기관이 3242개, 작년 동기 대비 35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시장 제도 개혁으로 도약 노리는 증시
올해 2월 베트남 정부는 '2020년 증권시장과 보험시장구조조정과 2025년 발전 목표'를 발표하고 2020년까지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을 베트남 GDP의 100%, 2025년에는 120%로 확대하고 전체 인구 대비 주식 투자자를 5%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당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베트남증권예탁원(VSD) 위안산(阮山) 이사장은 “베트남 증시 활성화를 위해 증권 예탁원은 2019년 말 혹은 2020년 중으로 T+0 거래 도입을 목표로 시스템 개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바이두] |
T+0 거래 제도 도입은 베트남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이다. 현행 T+2거래 제도가 유동성 부족과 함께 거래 부진의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 2018년 베트남 주식시장의 일일 평균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간 증가한 약 3183억 9676만원(한화)을 기록했다. 4월 12일 기준 중국 상하이 지수의 1일 거래규모가 약 60조 1818억 원임을 고려하면 아직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유기업의 정부 지분 매각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유 상장기업들은 주로 규모가 크고 실적이 탄탄한 기업들이 대부분 이어서 시장 참여자들에게 투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국유자본 매각 계획에 따라 핑민(平民)플라스틱, 바이텅(白藤)건설, Vinaconex는 각각 29.5%, 94.6%, 57.7%의 정부 지분을 매각했다.
또한 시궁(西貢) 음료와 베트남 가스(越南油氣), 항쿵강(航空港), 허우장(後江)의약, Viglacera주식회사들은 2019년 중에 국유 지분 매각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항쿵강의 30%는 30억 달러에, 베트남 가스의 30%는 25억 달러에 매각될 예정이다.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외국인이 베트남 증시에서 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부동산, 소매, 일용품 종목이다
작년 말 이 3개 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각각 27.16배, 13.87배, 9.69배 였다. 이중 부동산 종목들이 수익률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 매입이 제일 많았던 주식은 VHM, MSN, VRE 였다. 총 매수 규모는 각각 75억 위안, 3억 8400만 위안, 9600만 위안을 기록했다.
VHM은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이고, VRE는 베트남 최대 쇼핑센터 개발업체다. MSN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식품회사다.
호찌민 시내 [사진=바이두] |
현재 베트남에는 호찌민과 하노이 두 개의 증권거래소가 있다. 호찌민 증권거래소(HOSC)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5%를 차지한다. 하노이에는 하노이 증권거래소(HNX)가 있다.
베트남 증시에는 총 1500개 종목이 상장돼 있으며 작년 말 총 시가총액은 한화 약 203조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부동산, 은행, 식음로 업계순으로 시총이 높다. 주당 수익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각각 여행, 의료, 식음료 업종이다.
이 가운데 호찌민 증시의 경우 상하한 등락폭이 7%이고, 하노이거래소 상하한 등락폭은 10%로 규정돼 있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