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민생불편 규제 혁신방안 확정
전국 어디서나 의료·복지 수급 신청
의료용 마약영업지역 규제 등 50건 개선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등록지·주소지에서만 발급이 가능했던 취약계층 의료·복지 수급 신청이 전국에서 가능해진다. 거동이 불편했던 노약자·환자·장애인·임산부들의 신청이 한결 수월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9월까지 타지역 종량제봉투도 세종시 등 51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지역을 확대한다. 행정구역이 중첩되는 신도시의 경우는 입주 전 주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계획수립 단계부터 관련 지자체와 협의체를 구성토록 했다.
정부는 1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7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0건의 민생불편 규제 혁신방안을 논의, 확정했다.
분야별 일괄정비(Top-down)와 현장건의(Bottom-up) 방식으로 이뤄진 개선과제는 행정서비스 분야, 영업·생활편의 분야, 주민 자치·참여 분야, 신도시 주민편의 분야로 구분됐다.
우선 행정서비스 분야는 26건이다.
주소지에서만 행정서비스가 가능했던 의료·복지 수급 신청의 경우 전국 보건소·주민센터를 통해 행정서비스 신청이 가능해진다. 특히 노약자·환자·장애인·임산부 등 이동이 불편했던 취약계층에 대한 애로가 해소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2019.04.11 pangbin@newspim.com |
예컨대 연간 2만여명에 달하는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과 연간 4만여명 규모의 암환자 의료비 지원을 위한 신청 접수가 주소지 보건소가 아닌 전국 보건소를 통해 할 수 있다.
연간 6만여명의 아이돌봄서비스 지원과 연간 방문신청 66만여명의 영유아보육료 지원(온라인도 가능)도 주소지 주민센터가 아닌 전국 어느 주민센터에서도 신청 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시스템 활용이 불가한 경우에는 전국의 관공서에서 접수 후 주소지 관공서로 이송(팩스·메일·우편 등)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주소지 보건소에서만 가능한 임산부·영유아 영양플러스사업(연간 8만여명), 신생아 선천성 난청검사비 지원(연간 6만여명), 한센인 피해자 위로지원금·의료비 지원(연간 3500명) 신청은 전국 보건소에서 접수 후 주소지로 이송된다.
주소지 시군구·주민센터를 통해 접수한 장애인등록증(연간 4만여명), 가정위탁아동 상해보험료 지원(연간 1만7000명) 신청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건설기계 등록증 재교부(연간 11만여건), 부동산 등기용 등록번호 변경(연간 5000여건), 군무원 채용 필기시험(연간 응시자 6000여명) 신청 등 각종 서류발급, 채용시험 지역 민원사항도 등록지·주소지 처리에서 전국으로 확대된다.
타지역으로 이사 등을 갈 경우 남은 쓰레기 종량제봉투의 타지역 사용도 확대된다. 현행 환경부 지침에서는 이사 등의 사유로 타지역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보유할 경우 스티커 부착 등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228개 지자체 중 세종시 등 51개(22%) 지자체는 여전히 사용이 불가했다. 정부는 쓰레기 종량제봉투 사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오는 9월까지 미시행 지역도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영업·생활 편의분야는 17건이다.
이 중 산지유통인(1만2000여명) 영업 지역, 선박연료공급업자(130여명) 영업 지역, 의료용 마약(연간 환자 400만여명) 조제 지역 등 일정지역에서만 영업이 허용된 유통업·어업·운수업·식약업은 영업능력이 있고 소비자 피해가 없는 경우 영업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화물차 운송사업자(12만여명) 차고지 설치 지역, 공공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참여 지역 등 지역업체 보호, 영업질서 등을 위해 전국 확대가 어려웠던 영업권도 인접 시도로 확대된다.
농수산물시설 건폐율 특례 지역, 어린이집 영양사 배치 특례 지역 등 지역한정 영업규제 특례도 위생·국토관리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 인접 또는 타지역으로 확대된다.
개발제한구역 시설 제한, 재해다발지역 재해보험료 부담 등 특정지역에 과도한 생활불편 규제도 완화된다.
가령 개발제한구역내 필수적인 주민편의시설인 생활 체육시설(연면적 1500㎡)과 도서관(연면적 1000㎡) 규모의 제한이 2배 내외로 확대된다. 주차장·화장실·세면장 등의 설치가 불가했던 텃밭·주말농장 등 도시농업농장의 경우도 부대시설이 허용되는 식이다.
6건의 주민자치·참여분야에서는 주민공동체 의사결정을 간소화한다.
민생불편 규제 혁신방안 [출처=국무조정실] |
사례로 보면, 집합건물(오피스텔·상가) 공용부분의 변경(옥상방수공사, 증축 리모델링 등)을 추진할 경우 소유자 3/4 이상(권리변동이 있는 경우 전원) 찬성이 필요했으나 동의요건을 2/3 이상으로 완화한다.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주민감사 청구요건 및 주민투표 실시구역 제한도 낮춘다. 200명(시군구)·500명(시도) 이상이 필요한 주민감사 청구가 시군구 150명·시도 300명인 3년 이내로 완화되는 경우다.
행정구역 일부로 한정한 주민투표는 일부 행정구역도 허용된다.
민생불편 사전 예방 차원에서는 행정구역이 중첩된 신도시의 주민불편도 해소키로 했다.
송파·하남·성남에 조성된 위례신도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15년 11월 본격적으로 입주한 위례신도시는 택시, 쓰레기 종량제봉투, 편의시설 이용 등이 시구별로 제한되면서 입주 후 지자체간 협의를 통해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불편이 없도록 정부는 ‘행정구역 중첩 신도시’ 개발 때 관련 지자체와 협의체를 구성, 주민불편 사항 사전 발굴키로 했다. 국토부는 9월까지 택지개발·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을 훈령을 통해 개정할 방침이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민생불편 규제 혁신방안에 이어 매달 매주 한 건씩 민생과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 안건을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다.
국조실 관계자는 “이번 1차 민생불편규제혁신방안에 이어 오는 18일 2차로 포괄적네거티브규제전환이 예정돼 있다. 25일과 5월에는 3, 4차로 규제샌드박스100일 성과 및 과제, 신산업현장애로 규제혁신 등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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