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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8-2) ‘제4총국’이란 특수기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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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 속 편린들...스탈린때 창설돼 소련·공산권 지도자 질병 치료
몽골 지도부 교체-브레즈네프·안드로포프·체르넨코 지병도 파악
소련 해체 후 폐쇄...북 '김일성장수연구소' 유사업무 수행하는 듯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소련이라는 거대한 제국을 지탱하는 비밀기관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 ‘제4총국’이라는 아주 특별한 기관이 존재했다. 소련해체 이후 실체가 드러난 제4총국의 비밀활동에 대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다.

지하 벙커 입구에서 러시아 군복을 입어보는 관광객.[사진=로이터 뉴스핌]

◆제4총국, 스탈린 시대 창설...소련·공산권 고위지도자 건강관리·질병치료 전담 

스탈린 시절에 창설된 제4총국은 소련의 고위 지도자와 공산권 지도자들의 건강관리와 질병치료를 전담하는 일이 핵심 임무였다. 병적으로 의심이 많은 스탈린은 특히 자신의 건강정보가 외부에 누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임이 두터운 비밀경찰 총수 베리야에게 제4총국의 총국장 직무를 겸임토록 했다.

이때부터 소련의 지도자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수단으로 매우 유용한 KGB(국가보안위원회)와 함께 제4총국의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두 기관의 수장을 임명하기 위한 인선에 고심을 거듭했다. 제4총국 업무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최고 권력자인 당 서기장의 명령만 받고 서기장에게만 보고하는 독자적 비밀기구가 되었다.

공산권과 제3세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총국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아랍,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비공산권의 친소 지도자들의 질병에 대해서도 비밀리에 공짜 치료를 해주는 일이 빈번해진 것이다.

제4총국에 보관돼 있는 주요 지도자들의 건강관련 정보는 최고의 국가기밀로 취급되었는데 이는 권력투쟁 과정에서 은밀하고도 결정적인 수단으로 작용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4총국을 직접 만든 스탈린이 심장발작으로 쓰러지자 베리야는 제4총국장의 직책을 십분 활용해 응급조치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 대한 숙청을 눈치챈 베리야가 선수를 친 것이다. 제4총국장만이 스탈린의 신체에 접근할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정치국원들은 쓰러진 스탈린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 스탈린의 사망으로 권력정상 문턱에까지 다가간 베리야는 동료들의 적극적인 견제로 결국 숙청되었다.

지난 1986년 10월 12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만나 악수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사진=로이터 뉴스핌]

◆브레즈네프 임명 차조프 23년간 총국장 지내...소련해체 이후 총국활동 공개 

흐루시초프를 밀어내고 서기장에 오른 브레즈네프는 KGB의장에는 안드로포프를 바로 임명할 수 있었으나 제4총국장은 7개월이 되도록 임명할 수 없었다. 이 자리에 자기네 사람을 앉히려고 최대 정적인 정치국원 셸레핀과 치열한 암투를 벌였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심근경색을 앓아온 브레즈네프로서는 반대파 사람을 꺼려할 수밖에 없었다. 브레즈네프의 승리로 심장병 전문의로 유명한 37세의 차조프 박사가 총국장으로 임명되었다. 그는 이후 소련해체 때까지 23년간이나 자리를 지켰다.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제4총국은 소련해체와 더불어 세상에 모습을 나타냈고 그리고는 옐친 대통령에 의해 곧바로 폐쇄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럼에도 제4총국의 활동에 대해서 러시아 언론보도와 차조프 박사의 회고록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는데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1984년 8월 몽골인민혁명당(공산당) 정치국은 27년간이나 몽골을 통치해온 체덴발 서기장이 고질적 병환으로 인한 업무능력 부적격자로 판정돼 더 이상 국가와 당을 영도할 수 없게 됐다고 선언했다. 80년대 초부터 체덴발의 병환으로 후계자 지명을 둘러싸고 격렬한 권력투쟁이 전개된 터여서 정치국 결정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무력충돌이나 정치적 후폭풍 없이 지도부가 교체된 데는 제4총국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차조프 총국장이 몽골 공산당 정치국회의에 참석해 체덴발의 병세가 회복불능이어서 업무를 정상적으로 보지 못한다고 구체적 의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몽골 정치국원 대부분은 차조프의 보고에 동의했다. 체덴발의 사임을 반대하던 몽골 군부와 보안기관들도 더 이상 반발할 수 없었다.

이로써 27년간 통치한 체덴발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당시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중국 견제를 위해 친소적인 체덴발의 교체를 반대했으나 최연소 정치국원으로 두각을 보이던 고르바초프가 업무를 보지 못하는 병약한 지도자를 그대로 놔둘 수 없다며 제4총국의 개입을 통한 해결을 주장했던 것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몽골 지도부 교체 개입-브레즈네프·안드로포프·체르넨코 서기장 지병 파악 

1968년 8월 체코슬로바키아 수도 프라하에서 자유민주화운동이 거세게 몰아쳤다.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의 새 지도자가 된 알렉산드르 두브체크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라는 모토아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접목을 시도했다.

각종 민주화조치가 뒤따르자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이는 브레즈네프의 지도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시험이었다. 소련 지도부는 무력개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두브체크 등 체코 측 지도부를 모스크바로 불러들여 비밀협상에 들어갔다.

어느 화창한 일요일 가족들과 영화를 감상하던 차조프 박사는 크렘린의 긴급호출을 받고 가보니 휴게실에서 쭉 뻗어 누워있는 브레즈네프를 목격했다. 코시긴 수장은 체코 지도부와 담판을 하던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갑자기 혀가 꼬이기 시작하더니 테이블 위로 머리를 박고 쓰러졌다고 했다.

검진결과 “브레즈네프 동지는 불쾌한 일이나 해결 못할 일이 발생하면 불면상태에 빠지고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정량 이상의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일어난 것 같다”고 결론지었다. 3시간이 지나서 브레즈네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방을 나가 회담을 계속했다.

서기장이 협상장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실은 극비에 부쳐졌고 체코측도 이를 양해했다. 이어 사회주의 형제국에 무력개입할 수 있다는 이른바 ‘브레즈네프 독트린’이 발표되고 프라하의 봄은 소련군 탱크에 짓밟혔다. 브레즈네프는 제4총국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1971년에는 건강을 되찾았다.

브레즈네프 사망 후 1982년 11월 당 서기장이 된 유리 안드로포프는 고질적인 신장질환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집권 9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나오지도 못하게 되었다. 결국 1984년 2월 사망했다. 집권기간은 고작 15개월이었다. 뒤이은 콘스탄틴 체르넨코도 집권 훨씬 전부터 ‘걸어다니는 미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건강이 엉망이었다. 그 역시 집권 13개월만인 1985년 3월 사망했다.

제4총국의 의사들은 안드로포프와 체르넨코가 지병으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학적 진실을 진작에 알고 있었으나 그들의 덧없는 권력욕을 막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짧은 치세는 소련체제의 취약성을 그대로 노정시켰다. 체르넨코의 뒤를 이어 젊고 패기만만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이 넘쳐보이는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새 서기장이 되면서 노령의 간부들이 대거 현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제4총국의 업무가 크게 줄게 되었다.

[룩소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집트 룩소르 서쪽 둑, 파라오 아멘호텝(Amenhotop) 3세를 위해 건설된 장제전(葬祭殿)을 지키는 '멤논의 거상'. 두 개 의 석상은 장제전 유적에 유일하게 남은 두 개의 석상으로, 아멘호텝을 묘사한 것이다. 2018.11.25.

◆이집트 나세르-알제리 부메디엔-중앙아프리카 보카사 등 외국 지도자도 진료

제4총국이 비밀리에 진행한 외국 지도자에 대한 진료는 복잡한 국제정세와 관련해 소련의 지도력을 과시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소련이 가장 신경을 썼던 지도자는 중동의 맹주로 유명한 나세르 이집트 대통령이었다. 1968년 7월 브레즈네프는 차조프 총국장에게 심각한 동맥경화로 고통을 겪는 나세르의 병세가 심상치 않다며 특명을 내렸다.

“중동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항해 아랍인을 단결시킬 수 있는 인물은 나세르 외엔 없소. 소련의 국익을 위해 나세르의 건강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시오” 브레즈네프는 특히 나세르의 치료와 관련한 일체의 정보는 극비로 보안유지하고 오직 서기장에게만 보고하라고 당부했다. 나세르는 모스크바에서 몇 번의 수술과 광천요법으로 건강을 회복해 돌아갔다. 그러나 1970년 요르단과 팔레스타인간 분쟁이 재연되면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심근경색으로 급사했다.

외국 지도자 가운데 사전협의도 없이 소련의 진료를 받겠다며 모스크바로 무작정 입국한 경우도 있었다. 알제리의 독재자 부메디엔 대통령은 1978년 9월 열병 치료를 해야겠다며 갑자기 모스크바행 비행을 지시했다. 알제리 대통령실에서 모스크바에 보낸 긴급전문에 의하면 부메디엔의 지시로 모스크바행을 결정했다며 영공통과와 진료를 위한 협조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현지 소련대사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제4총국 의사들이 전력을 기울여 치료에 나선 결과 초기의 우려는 가셨다. 그러나 뇌출혈과 폐경색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없어지지 않았다. 코시긴 수상은 부메디엔이 아무리 친소적이라도 외국 지도자가 모스크바에서 치료받다가 사망한다면 복잡한 국제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다며 소련 의료진을 동행해 귀국토록 했다.

귀국한 부메디엔이 얼마 후 뇌출혈로 쓰러지자 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 쿠바 등이 치료를 둘러싸고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였다. 얼마 후 부메디엔은 뇌출혈로 사망했다.

중앙아프리카의 독재자이며 황제라고 자칭한 보카사도 제4총국의 의료혜택을 받았다. 평소 파충류를 즐겨먹고 인육까지 먹는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엽기적인 인물로 알려진 보카사는 심각한 위장병으로 고생하다 모스크바를 찾았다.

소련 외무부가 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제4총국의 치료를 주선한 것이다. 모스크바 제4총국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에도 몰래 들여온 파충류를 먹다가 의사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치료를 받고 돌아간 보카사는 여전히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다 얼마 후 프랑스군 지원을 받은 무혈쿠데타에 의해 축출되었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남북통일농구경기 참가차 평양을 방문한 정부 측 관계자들과 농구 선수단, 기자단이 3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지나는 모습. 2018.07.03

◆소련 해체 후 제4총국 폐쇄...북한 '김일성장수연구소' 유사업무 수행하는 듯  

대내외적으로 다양하게 비밀활동을 벌인 제4총국은 소련이 해체되면서 그 운명을 다했다. 기구의 방대한 규모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23년간 총국장을 지낸 차조프는 제4총국의 퇴출에 대해 이렇게 아쉬움을 표현했다.

“제4총국과 같은 시스템은 과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이 조직은 사람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수많은 환자에게 활력을 되찾아주는 등 의료계에서 경탄할만한 혁신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이런 일을 한 총국을 파괴할 필요는 없었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개혁해야 했다”

덧붙이자면, 북한에도 제4총국과 유사한 비밀의료기관이 있다고 한다. 이른바 ‘김일성장수연구소’가 그것이다. 연구소에 근무했던 탈북자들에 따르면 정식 명칭은 중앙당 재정경리부 산하의 기초의학연구소와 호위사령부 소속의 청암산연구소, 73총국 산하의 만청산연구소 등인데 이들을 통틀어 ‘김일성장수연구소’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건강장수를 위해 의료, 섭생, 건강유지 등에 관한 업무를 핵심임무로 한다. 북한에서 최고수준의 전문의료진과 연구원들이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는데 규모만도 2500여명이라고 한다. 소련의 제4총국을 모델로 해서 만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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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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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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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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