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뉴스핌] 양상현 기자 = 최근 지역 현안 사업을 위해 예산의 목적과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포괄사업비’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세워 쓰는 지자체가 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가 선심성 사업을 벌이며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평군 로고 [사진=양평군] |
양평군의회는 최근 양평군이 추경으로 요청한 12개 읍·면 포괄사업비 9억38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군이 추경으로 요청한 양평읍 1억원, 강상면 등 10개면 각 8000만원, 양동면 3800만원 등 12개 읍면 생활불편해소사업비 9억38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예산 편성 기본원칙을 어겼다는 게 삭감 이유이다.
8일 군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군의회는 이번에 전액 삭감한 ‘생활불편해소사업비’가 정부가 금지한 포괄사업비를 명칭만 바꿔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결국 선심성 예산과 다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군의 2019년도 예산서에 따르면 생활불편해소사업을 위해 이미 양평읍에 1억원, 나머지 11개면에 8000만원씩 총 9억8000만원이 계상됐다. 그럼에도 군은 지난 3월 개최된 임시회 2차 추경에 생활불편해소사업비를 100% 증액을 요구했고, 의회 예결위는 심의 후 전액 삭감했다.
예결위 삭감 소식에 12개 읍면 이장단은 지난달 28일 오전 본회의 시작 전 의장과 부의장을 만나 강력히 항의했지만, 본회의에서는 예결위 원안대로 전액 삭감했다.
그러자 이장단은 군의회가 지난 2일부터 12개 읍면을 방문해 실시 중인 ‘찾아가는 열린 의회실’ 간담회에 참석, 이의를 제기하는 등 ‘생활불편해소사업비’에 대한 논란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삭감된 ‘생활불편해소사업비’는 읍·면장이 재량껏 쓸 수 있는 예산으로 그동안 선심성 예산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소위 ‘읍면장 포괄사업비’는 재량사업비, 포괄사업비 또는 풀(POOL) 사업비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예산 내용을 확정하지 않고 사용하는 자금을 말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예산에 편성된 범위 내에서 읍면장이 재량껏 사용하는 예산이다.
군민 A씨는 "포괄사업비가 바닥나면 쏟아져나오는 생활불편해소 등 소규모 주민 편익사업들에 대한 수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지방재정운용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 살림을 잘못하는 지자체는 파산선고를 하고, 해당 단체장과 책임자에게는 형사는 물론 민사 책임을 동시에 지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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