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재팬디스플레이(JDI)가 3일 대만·중국으로부터 최대 8000억원대의 금융지원을 받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JDI가 대만·중국연합의 금융지원을 받게되면 외국자본이 의결권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게 된다. 일본의 관민펀드 INCJ(구 산업혁신기구)의 대주주 지위도 사라지게 된다.
JDI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액정패널의 세계 최대 제조사다. 경제산업성의 주도로 2012년 히타치(日立)제작소, 도시바(東芝), 소니의 관련 사업부문을 총괄해 탄생했다. 당시 산업혁신기구의 2000억엔 출자로 생산체제를 정비, 일본의 액정산업 부활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한국 등 타 아시아국가와의 투자경쟁에 밀려나면서 차세대 OLED 패널로의 이행도 늦어졌다. 2016년 3월 기준 1조엔에 가까웠던 매출은 현재 3분의 2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적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애플사로부터 빌린 자금 변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JDI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만·중국연합은 대만의 패널제조사 TPK와 대만 금융사 푸본(富邦)그룹, 중국 하베스트펀드매니지먼트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JDI에 400억엔 출자 등을 통해 대주주가 된다. 현 대주주인 INCJ의 의결권 비율도 현 25.3%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액정사업은 범용화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 기술의 우위성으로 승부를 볼수 있는 산업이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INCJ 측의 지원은 JDI에 대한 채권의 주식화 수준에서 그친다. 대만·중국연합의 출자 등을 합하면 JDI는 약 1100억엔대의 자본증강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신문은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중국 기업의 JDI 출자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JDI는 CFIUS의 심사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일본 기업 LIXIL이 중국에 이탈리아 자회사를 매각하려다 CFIUS로 인해 포기했던 사례가 있다.
일본의 액정산업은 샤프 등의 주도로 1990년대 세계 시장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점하는 등의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0년대 타 아시아국가에서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경쟁력이 저하됐다. 2016년에는 샤프가 대만의 홍하이(鴻海)정밀공업 산하에 들어갔다.
현재는 교세라와 파나소닉 등 생산규모가 비교적 작은 기업만이 남아있어, 일본의 액정산업 퇴조가 선명해졌다.
재팬디스플레이(JDI)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