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상장 신청 기업 두 곳뿐
2기, 스마트장비제조업 HYC, 삼성·LG가 협력사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상하이 나스닥’으로 불리는 첨단 기술기업 위주의 장외 시장 커촹반(科創板, 과학창업판)의 3기 상장 신청 기업이 지난 29일 공개됐다. 지난번 1, 2기를 포함해 지금까지 상장 신청서를 낸 기업은 총 19곳이다.
이번 3기의 가장 큰 특징은 상장 신청 기업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1기가 9곳, 2기가 8곳이었던 데 반해 3기에는 단 두 곳만이 기업 공개(IPO)를 신청했다.
3기에 신청한 두 기업은 광학 관련 제조회사 RICOM, 자동차 스마트네트워크 설비 제조회사 HOPECHART이다.
이중 눈에 띄는 기업은 RICOM이다. RICOM은 중국 국방의 주요 부품을 책임지는 군수 공급사로 이 회사의 군용 특수 광학 렌즈 및 광전 시스템은 중국 선저우 우주선, 달 탐사선 창어,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호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 27일 2기 상장 신청 기업은 3기보다 많은 8곳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장비제조업 HYC △의약제조업 CHIPSCREEN △의약제조업 Amoytop △양자정보통신 QuantumCT △시각인공지능 ArcSoft △위성 원격 탐지 21AT △레이저 디스플레이 Appotronics △의료기기 BASDA다.
이들 대부분은 매년 실적 상승세를 보이는 기업으로 1기 상장 신청에 적자 기업 한 곳이 포함됐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1기의 실적 적자 기업은 HEJIAN이다. 주로 12인치와 8인치 반도체 웨이퍼를 연구개발 및 생산하는 기업이다. 커촹반은 요건만 부합하면 적자 기업에 대해서도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
2기 기업 중 주목할 기업은 △HYC △ArcSoft △Appotronics △BASDA 4곳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1억위안(약 168억원)을 넘는다.
그중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HYC다. 패널디스플레이 및 집적회로를 제조하는 회사로 삼성, LG, 애플, BOE, 샤프 등을 협력사로 두고 있다.
HYC는 커촹반 상장을 통해 10억900만위안(약 1702억원)을 자금 조달할 계획이다. 2기 전체 조달 규모 60억위안 가운데 ArcSoft(11억3200만위안)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기와 비교해 2기는 업종이 골고루 분포하는 점도 주요 특징 중 하나다. 2기 신청 기업에는 의약제조업(2곳), 소프트웨어 및 정보기술서비스업(2곳), 컴퓨터통신(2곳), 전문설비(2곳) 분야 기업이 들어 있다.
1기 기업의 업종은 반도체(3곳), 첨단 제조설비(2곳), 바이오의약(2곳), 신소재 및 친환경에너지(1곳)이었다. 해당 반도체 기업은 AMOLGIC, RAYTRON, HEJIAN으로 이들 기업이 IPO를 통해 조달하려는 금액은 45억위안이다. 전체 110억위안을 고려하면 40%에 달하는 비중이다.
지금까지 상장 신청 기업 명단에서도 알 수 있듯 주요 분야는 모두 하이테크 스타트업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커촹반 시행방안을 발표할 당시 △첨단장비 △신소재 △친환경에너지 △환경보호 △바이오의약 △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인공지능 등 하이테크 업종을 위주로 상장을 유치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나스닥처럼 등록제를 채택한 커촹반은 복잡한 IPO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적자를 내는 신흥기업의 상장도 가능케 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커촹반 개설로 자본시장에 과학기술 기업을 대거 편입해 중대한 기술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커촹판을 운영하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심사 기간은 3개월로 정식 거래는 이르면 6월에 개시될 전망이다.
출범이 임박한 커촹반 시장이 홍콩 및 미국 나스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