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저와 상의 않고 내린 결정"
"남편의 무능과 결정 장애에 아내 지쳐"
"보수언론 논리,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5억 원 개발지 건물 구입으로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결국 사퇴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는 말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건물 매입 의혹에 대해서는 "아내의 결정이었고 사실상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사진=뉴스핌DB] |
김 대변인은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며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와 함께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다. 다 제 미숙함 때문이었다. 깊이 사과드린다"라면서도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며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자칫 어그러질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한번만 의문을 달아달라"고 말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8일 공개한 2019년도 정기 재산변동 현항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지난해 7월 초 은행 대출을 포함해 약 11억원을 빌려 서울 흑석동 뉴타운 지역에 25억7000만원 상당의 주상복합 건물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고강도 부동산정책을 통해 재개발 등 투기 수요를 강력하게 억제해온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인 김 대변인이 흑석뉴타운 9구역으로 개발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를 추진한 사실에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김 대변인은 사퇴를 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