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국민연금과 일부 의결권 자문기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사내 이사직을 지켜냈다.
롯데칠성음료는 28일 서울 송파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앞선 27일 롯데케미칼도 주총에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롯데건설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올라간 에프알엘코리아까지 합치면 7개 회사에서 등기임원직을 맡고 있다.
롯데케미칼 제43기 정기주주총회 [사진=롯데케미칼] |
신 회장이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에 잇달아 재선임되며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는 모양새다. 구속으로 경영 공백이 있었던만큼 그룹 경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매각을 결정했다. 또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사실상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케미칼을 지주사로 편입해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지는 구조를 갖춘 것.
이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 합병을 마무리하고 롯데그룹 유일의 물류회사를 탄생시켰다.
한편 앞서 주총 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보고서를 통해 신 회장이 그룹 경영비리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어 사내이사 재선임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의 2대 주주 국민연금도 신 회장의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하루 전 열린 롯데케미칼 주총에서도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내이사 재선임에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간 신동빈 회장이 각 계열사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와 이익실현, 주주가치 제고 등에 성공해 이사직 연임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