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와 임대료 갈등 벌이다 망치 휘둘러 2명 다치게 한 혐의
1심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 만장일치로 “살인고의 없었다”
재판부 “살인 고의 인정 어려워…피해자 1명도 처벌 원치 않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가게 임대료 인상을 놓고 건물주와 다투다 쇠망치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된 ‘궁중족발’ 사장 김모(55) 씨가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살인미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2년6월을 선고받은 궁중족발 사장 김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열고 원심판결을 파기, 징역2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쇠망치가 사용됐다는 점 등을 보면 범행으로 인한 위험성이 상당히 크고 죄질도 중하다고 판단된다”며 “비록 피해자 사이에 임대차분쟁이 발생됐고 그 과정에서 감정적 대립이 발생된 점을 참작할 수는 있지만 이런 부분들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항소심에 이르러 (건물주가 아닌) 제3의 피해자와는 합의가 이뤄져 처벌이 원치 않는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1심보다 6개월 감형된 징역2년을 선고했다.
상가임대차 갈등을 빚었던 종로구 서촌 먹자골목 본가궁중족발 2018.07.05 zunii@newspim.com |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일의 행적과 차량 충돌 당시의 상황, 거리, 속도나 피해자를 향해 쇠망치를 휘두르긴 했지만 실제로 가격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보면 1심에서와 같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부족하다”며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에서 배심원들의 평결도 전원일치로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른바 ‘궁중족발’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7일 본가궁중족발 사장인 김 씨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거리에서 건물주 이모(60)씨를 망치로 폭행하고 지나가던 행인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김 씨는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2009년 5월부터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63만원의 계약을 맺고 가게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2016년 이 씨가 건물을 인수하면서 리모델링 명목으로 퇴거를 요구했고, 공사 이후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200만원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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