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이문호 대표 구속심사 돌입
구속 여부에 따라 ‘권력층’ 수사 본격화
법조계 “권력층과 이를 비호한 세력 엄단이 대통령 뜻”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클럽 ‘버닝썬' 이문호 대표가 19일 마약 유통 및 투약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지적한 범죄와 유착된 권력층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이 대표에 대한 구속심사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구속심사를 앞둔 10시25분께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취재진과 만나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서둘러 법정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버닝썬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약류관리법(향정) 등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그룹 빅뱅의 승리와 공동으로 버닝썬을 운영해왔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광수대는 마약관리법 위반으로 총 40명을 입건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하는 등 수사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태권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버닝썬 직원 조모씨를 구속기소했다. 버닝썬 사태 이후 첫 번째 기소자다. 또 버닝썬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관 강모 씨도 15일 구속됐다.
이처럼 사건 핵심 관련자가 속속 구속되면서, 버닝썬의 배후 존재 여부에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닝썬이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고, 경찰관이 버닝썬의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 눈감아줬다는 게 골자인데, 여기에 문재인 청와대 출신의 윤모 총경이 연루돼 있다.
폭행, 성매매, 마약,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등 여러 범죄가 걸쳐져 있는 만큼, 고위 경찰 등 권력층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상당히 크다.
문재인 대통령 국무회의 모습 <사진=청와대> |
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강남 클럽 사건은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과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인 영업과 범죄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해 묵인·방조·특혜를 주어왔다는 의혹이 짙은 사건”이라며 사실상 수사 지시를 내렸다.
광수대는 윤총경 등에 대한 계좌거래와 통신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강제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검찰의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영장이 발부되면, 광수대의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으나, 기각될 경우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사 지휘만을 한 검찰로서도 보강 수사 차원에서 직접 수사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검찰은 버닝썬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배당하고, 수사 지휘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사실상 검찰에 수사를 지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이런 가운데,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사 관련, 긴급 브리핑을 앞두고 있다.
강신업 법무법인 하나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문 대통령이 국세청 등을 지목한 것은 버닝썬 사태를 조직 범죄로 보고, 강남의 대형 클럽 및 유흥업소 등과 결탁한 권력층 그리고 이를 비호하는 세력을 모두 엄단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경찰 윗선으로 지목된 윤총경이 가수 정준영, 승리 등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인지, 아니면 또 다른 경찰청장급 비호 세력이 실제로 있는지 수사 대상”이라며 강 변호사 말에 힘을 보탰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