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동 기숙사형 청년주택 제1호...오류동역 도보로 10분 거리
입주 학생들 “보증금·시설 모두 만족…통학 거리는 불편"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충청북도 옥천에서 왔는데 보증금이 20만원 밖에 안되고 무엇보다 (기숙사형 청년주택이) 신설이라 만족합니다. 다양한 학교, 다양한 지역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구요."(전민정(21.여) 세종대학교 학생)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에 첫 번째 ‘기숙사형 청년주택’이 문을 열었다. 주거난에 허덕이는 학생들에게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를 내걸었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기존 주택을 매입하고 임차해 생활편의시설을 설치한 뒤 기숙사와 유사하게 운영하는 학교 밖 소규모 분산형 기숙사다. 국토교통부(LH)에서 기숙사로 활용할 주택을 확보해 저렴하게 공급한다. 또 교육부(한국사학진흥재단)에서 비품을 설치하고 입사생 선발과 생활 관리 등 운영 업무를 맡는다.
개봉동 기숙사형 청년주택은 1호선 오류동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단지형 다세대 4개동, 총 103실(△1인실 61실 △2인실 42실)로 구성돼 있다. 101동과 104동은 남학생들이, 102동과 103동은 여학생들이 사용한다.
왼쪽부터 1인실 전경과 거실 전경. [사진=김경민 기자] |
실별로 책상, 옷장,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 살림 비품을 갖췄다. 공용 공간인 행정실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설치됐다.
학생 안전 사고 등에도 신경을 썼다. 학생 개인 식별 카드를 통해 출입통제 및 재실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사감 등 관계자가 교대로 행정실에 상주하면서 원격 CCTV 모니터링 등을 맡는다.
기숙사처럼 새벽 1시부터 5시까진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또 외박 신청 없이 외박을 할 경우엔 벌점이 부과된다. 이 외에 벌점 기준에 따라 15점 이상 벌점이 누적되면 퇴실해야 한다.
2월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해 현재까지 75%가 이사를 완료했다. 입주한 학생들 대부분은 대학생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 관계자는 “대학교 기숙사와 기숙사형 청년주택에 동시에 붙어서 결원이 있는데(대학 기숙사 선택), 결원에 대해선 계속 모집 중”이라며 “대학생이 80%가 넘고 대학원생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숙사비는 1인당 월평균 23만원 수준이고 보증금은 20만원이다. 때문에 입사 경쟁률이 5.5대 1까지 올랐다. 수도권 대학 기숙사 평균 입사 경쟁률이 1.2대 1인데 비하면 약 4.6배 높은 셈이다.
[사진 제공=교육부] |
학교 기숙사에 신청했다가 떨어졌다는 전민정 양은 “같은 실을 쓰는 친구들끼리 시간 맞춰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 고민을 나누기도 하니 기숙사 쓸 때보다 좋다”고 말했다.
다만 전 양은 대학 밀집 지역에도 주거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학교까지 1시간30분이 걸리는데 그게 가장 불편하다”며 “학교 주변에도 이런 시설이 많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진행된 개봉동 기숙사형 청년주택 개관식에 참석해 “우리 청년 대학생들이 주거에 대한 불안감과 주거비 걱정 없이 안전하고 쾌적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2022년 5만명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미래 도전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또한 “우리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게 집인데, 주거 환경은 ‘지옥고(지하실·옥탑방·고시원)’다”라며 “이러한 비주거지역에서 살고 있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청년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2022년까지 1만호를 기숙사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