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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발언 후폭풍, 손익계산서 따져보니..."한국당, 실(失)보다 득(得) 많았다"

기사입력 : 2019년03월14일 06:31

최종수정 : 2019년03월14일 11:18

한국당, 보수층 결집에 야당탄압 이미지까지…대치 정국에 자신감
민주당도 경제악화 상황서 내부 단결 효과…바른미래당은 ‘손해’
물러설 생각 없는 한국당‧민주당…대치 속에서도 국회 지속될 듯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민주당 전략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잔다르크로 만들어주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일어난 국회 본회의장 혼란에 대해 이 같이 꼬집었다.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들은 '나경원 발언' 논란으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동시에 지지층 결집 효과를 얻었으나 한국당이 야당 탄압 이미지까지 얻어 최대 수혜자라고 평가했다. 바른미래당은 정국이 보수와 진보 양방향으로 갈리면서 지지층이 나뉘는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발언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2019.03.12 yooksa@newspim.com

◆ 민주당‧한국당 지지층 결집 효과…최대 피해는 바른미래당

지난 12일 나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이례적으로 25분간 연설을 중단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지난해 외신들이 보도한 내용을 인용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고 나 원내대표를 향해 고성과 야유를 보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직접 국회의장 단상에까지 올라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해’를 연호하며 항의를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가 “지금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시간”이라며 “이런 오만하고 독선적인 태도가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 조용히 들어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나가서 하라”고 일갈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원수 모독죄”라고 비판했고, 급기야 민주당은 13일 민주당 의원 128명 전원의 이름으로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통해 가장 많은 이익을 본 정당은 한국당이며 민주당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정치적 계산을 따져볼 때 두 거대정당 모두 지지층 결집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논란을 통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정당은 우리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줘 보수층 결속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국을 보수와 진보로 양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경제 악화와 미세먼지 등 최근 정부의 분위기가 좋지 않고 민주당도 특별히 내세울만한 아이템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부를 단결하는 소재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집권여당이 이런 일을 내부 결집 소재로 삼을 정도라면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박 평론가는 “보수를 자처하는 정당과 진보를 자처하는 정당이 싸우면서 진영이 양쪽으로 나뉘었다”며 “결국 바른미래당 지지층이 양쪽으로 갈려 텅 비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발언하자 항의하고 있다. 2019.03.12 yooksa@newspim.com

◆ 민주당 ‘악수’ 분석도…민주‧한국당 대치 속 당분간 힘겨루기 이어질 듯

민주당이 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국가원수 모독죄”를 언급하고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등 강경 대응하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히려 ‘악수’(惡手)를 뒀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희상 국회의장도 '동의하지는 않지만 일단 들어보자’고 했다. 그런데 유신시절 있었던 국가원수 모독죄까지 언급하면서 야권에 재갈 물리기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이를 통해 한국당은 집토끼는 물론 집 나간 토끼까지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도 “본회의 연설이 끝난 뒤 의원들이 모여 나 원내대표를 하나 같이 응원했다. 언론 보도로 소식이 일반 국민에게 알려지자 나 원내대표를 응원하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다”며 당내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당이 보수층 결집을 견고히 하면서 국회는 당분간 강대강 대치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당의 한 소속의원은 “2.27 전당대회 과정에서 5‧18 망언과 극우 태극기세력 등으로 당 내부에서 보이지 않게 갈등이 있었는데,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계기로 당이 견고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도부가 선거법 개혁 등 패스트트랙 안건에 강하게 반대할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9.03.12 yooksa@newspim.com

일찌감치 내년 총선 주도권 경쟁 불 붙어...국회 공전 부담에 물밑협상은 계속될 듯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도부는 한국당을 제외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 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5‧18 왜곡처벌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추진 중이다. 이들은 오는 15일까지 패스트트랙 지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회동과 관련해 “의원직 총사퇴를 불사할 것”이라며 조기 총선 카드까지 거론했다.

당시 나 의원은 기자와 만나 의원총회에서 합의된 내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당내 지지가 튼튼해진 상황에서 총사퇴를 당론으로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최근 하락세가 이어져 두번째 데드크로스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50% 전후에서 지속되고 있는 만큼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발판 삼아 진보 대 보수 간 대립구도를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일찌감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사실상 총선전으로 돌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과 민주당이 서로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국회는 어떤 식으로든 공전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협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어렵게 임시국회가 열렸다. (한국당의) 새 지도부가 꾸려진 상황에서 처음 맞이하는 임시국회인데 한 쪽이 깨기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장외로 나가지 않으면서 당분간 양당이 대치하는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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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p↓, 26.9%…"김 여사 논란 등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8일~2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9%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2%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평가는 2.0%포인트(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3.5%p 상승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5.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9.9% '잘 못함' 80.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6%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1% '잘 못함' 82.9%, 50대는 '잘함' 25.7% '잘 못함' 74.3%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2.2% '잘 못함' 67.3%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0.5% '잘 못함' 54.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5.1%, '잘 못함'은 74.0%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7.8% '잘 못함' 70.8%, 대전·충청·세종 '잘함' 21.3% '잘 못함' 77.9%, 강원·제주 '잘함' 32.7% '잘 못함' 64.9%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2.1% '잘 못함' 67.1%, 대구·경북은 '잘함' 36.8% '잘 못함' 62.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3.2% '잘 못함' 85.0%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3% '잘 못함' 72.1%, 여성은 '잘함' 27.5% '잘 못함' 71.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이치모터스·명품백 논란, 선거 관련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증폭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빈손 회동'이후 당정 갈등 심화로 전통적인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과 영남권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통 이미지 때문"이라며 "불통이라는 것은 여론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 여사 관련한 사과를 하는 것도 이미 늦었다"며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국민 인식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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