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IT 대형주의 강세에 기대 상승했다. 에티오피아 항공의 참사에 개장부터 보잉이 급락했지만 증시 전반에 대한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련한 2020 회계연도 예산안은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표결에 투자자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00.64포인트(0.79%) 오른 2만5650.8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0.23포인트(1.47%) 뛴 2783.3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49.92포인트(2.02%) 랠리하며 7558.06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보잉의 주가 급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 이어 주말 에티오피아에서 또 한 차례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 보잉의 신형 항공기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주요국이 일제히 해당 항공기의 운행을 금지시키고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되면서 보잉 주가는 장 초반 12% 폭락, 9.11테러 이후 최대 규모의 후퇴를 나타냈다. 다만,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은 6% 이내로 축소됐다.
보잉 사태에 투자 심리가 급랭했지만 애플을 포함한 IT 대형주가 상승 탄력을 보이며 증시 전반에 버팀목을 제공했다.
애플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매수’ 의견에 힘입어 3% 이상 랠리했고, 반도체 칩 업체 엔비디아는 이스라엘의 스토리지 업체 멜라녹스 테크놀로지 인수 소식에 7% 선에서 폭등했다.
이 밖에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영업점 폐쇄 계획을 일정 부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2% 가량 상승했다.
경제 지표 개선도 뉴욕증시에 저항력을 제공했다. 1월 소매판매가 0.2%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1%보다 크게 늘어난 동시에 12월 1.2% 감소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기업 재고는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지난 주말 통화정책 변경이 당분간 필요하지 않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CBS 인터뷰 발언도 이날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정치권 움직임도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았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4조7000억달러 규모의 2020 회계연도 예산을 요구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예산안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을 시장 전문가들보다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예산안이 의회에 도착하자마자 거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보고서에서 “1월 소매 판매 지표가 실물경기의 회복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런던 캐피탈 그룹은 보고서에서 “당분간 보잉과 항공주가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사”라며 “보잉이 최근 연이은 대형 사고를 극복하는 일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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