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인덱스펀드의 개별종목 편입 상한선이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펀드 자산 총액의 30%까지 편입할 수 있는 특정 종목 한도를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현장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개선'을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과 KRX300, 코스닥150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인덱스펀드는 개별종목을 기존 30%에서 추종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까지 편입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017년 말 삼성전자의 시총이 29.5%를 차지한 사례가 존재한다. 규제 준수를 위해 인위적으로 삼성전자 비중을 조정할 시 코스피200 지수와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사가 전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81%에 달한다. △삼성전자 18.5% △SK하이닉스 3.4% △삼성전자우 2% 등으로 아직 30%를 넘나드는 '공룡 종목'은 없지만 선제적으로 캡을 늘려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팀장은 "과거 삼성전자가 코스피50이라는 대형주지수에서 30%를 넘은 적이 있다. 이제까지는 이런 경우 개별 종목 선물 등을 이용해 비중을 조정해왔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의 신뢰도와 공신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만약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 30%을 초과하면 종목 편입 비율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 이 경우 ETF 수익률이 BM(벤치마크)인 코스피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이번 편입한도 확대로 ETF 상품의 순수한 개념에 맞춰 운용할 수 있게 됐다"며 "투자자들에게 관련 추종하는 펀드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해외 세일즈에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하락기에 펀드 수익률을 방어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ETF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크게 빠지면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등 대장주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에도 30% 넘게 특정 종목을 담을 수 있어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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