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회사채 발행규모 13조3139억원...전월대비 4조7672억원↑
"연초 기관 자금집행 효과 업고 기업들 선제적 자금 확보 나서"
"경기부진으로 투자자금 수요 감소...2분기 이후 회사채 발행 줄 것"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연초 현대제철 회사채 발행에 1조원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당초 35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던 현대제철은 7000억원까지 발행 금액을 늘렸다. 지난달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발행 예정액의 4배에 가까운 1조2900억원의 투자자 주문을 확보하면서다.
지난 1월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
지난달 현대제철처럼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 급증했다. 올해 경기 둔화 전망에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조달 수요가 연초에 몰렸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집행이 재개되는 연초 효과까지 겹치며 화사채 발행 금액도 늘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규모는 13조3139억원으로 전월(8조5467억원) 대비 4조7672억원 늘었다.
금융기업 중엔 신한은행(1조5007억원), 하나은행(5982억원), 미래에셋대우(5000억원) 등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CJ제일제당(7000억원), SK인천석유화학(6000억원), LG유플러스(5000억원)도 일찌감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손에 쥐었다.
특히 일반회사채 발행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쏠렸다. 지난 1월 일반화사채 발행 규모는 5조8530억원으로 전월(4600억원) 대비 5조3930억원 늘었다.
기업들은 운영자금, 차환(이미 발행된 채권을 새로 발행된 채권으로 상환하는 것)자금 용도로 각각 3조2280억원, 2조516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5년 초과 장기채(3조8000억원) 위주로 발행한 것도 특징이다.
[자료=금융감독원] |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 둔화에 대비한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조달 수요와 시장금리 하락, 연초 기관투자자의 자금운용 재개 등이 맞물려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월 회사채 발행 급증 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회사채 발행이 가장 많고, 2분기 이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올해 차환 수요 중심의 회사채 발행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경기부진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매출이 둔화하는 환경이라 투자·운용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초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크게 줄었다. 지난달 주식 발행규모는 2460억원으로 전월(6346억원) 대비 3886억원 감소했다.
기업공개는 4건에 그쳤다. 지난 1월 코스닥 시장에 웹케시, 노랑풍선, 이노테라피, 천보가 기업공개로 1289억원 어치 주식을 발행했다. 유상증자도 3건에 머물렀다. 웅진씽크빅, 화성밸브, 뉴경기관광이 유상증자로 1171억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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