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민투 자산 매각과 전략적 투자자 유치로 유동성 문제 해결 나서
[서울=뉴스핌] 이동현 기자=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중국민생투자(中國民生投資, 이하 중민투)가 핵심 자산 매각과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매체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민투는 자회사 중민와이탄부동산(中民外灘房地產)의 50% 지분 및 채무를 121억 위안의 가격에 상하이 부동산 그룹 뤼디그룹(綠地控股集團 녹지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녹지그룹[사진=바이두] |
중민투는 핵심 자회사 매각 등 구조조정 외에도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중민투는 올해 1월 말 만기도래 회사채 상환 기간을 넘기고, 이번 달 12일에는 자사 발행 채권의 거래 정지를 신청하는 등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했다. 중민투는 손자회사 이니셜포컬을 통해 '남북 경협주'로 불리는 아난티의 지분을 33.24% 보유한 2대 주주여서, 중민투의 유동성 위기설이 전해진 직후 아난티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뤼번셴(呂本獻) 중민투 총재는 “이번 사태는 경기 변동과정에서 발생한 자금 조달 문제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유동성 조달에 나설 것이다”며 “이번 자회사 매각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고 밝혔다.
뤼 총재는 그러면서 “중민투의 부채는 M&A 과정에서 대부분 발생한 것이다”며 “순자산 규모가 800억위안에 달하는 만큼 자산 매각으로 채무와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중민투가 녹지그룹에 매각한 중민와이탄부동산(中民外灘房地產)는 상하이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부동산 개발업체로 전해진다.
특히 이 업체는 상하이 중심지 와이탄(外灘) 근처의 마지막 남은 ‘황금입지’로 꼽히는 ‘둥자두’(董家渡)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둥자두 사업 부지는 총 12만 6700 제곱미터(㎡)에 달한다.
둥자두 사업 [사진=바이두] |
둥자두(董家渡)는 상하이에 항구가 생겨난 이래 최초로 형성된 주거지로, 전통 문화거리인 라오청샹(老城厢)과 황푸강(黄浦江) 남쪽 와이탄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녹지그룹은 ‘알짜배기 부동산 사업’을 손에 넣었지만, 350억 위안에 달하는 자회사 채무도 부담해야 돼 일각에서는 ‘값비싼 대가’를 치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부동산(中原地產) 수석 애널리스트는 “둥자두는 중국 부동산 역사상 3번째로 사업 규모가 큰 우량 부동산 입지이다”면서도 “ 다만 이 개발 사업에 막대한 추가 투자비용이 필요하고, 부동산 사업 계획이 오는 2021년에야 최종 확정된다”며 사업 전망에 다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둥자두 사업예정지[사진=바이두] |
한편 2014년 8월에 설립된 중민투는 중국의 59개 대형 기관투자업체가 참여한 ‘민간 IB’로, 출범 당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중민투는 국내에서 태양광,물류 부동산,항공 리스업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며 설립 4년만에 총자산 3000억 위안에 달하는 대형 IB로 성장하며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중국 당국이 디레버레징(부채감축)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민투의 사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기관들이 돈 줄을 죄면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는 동시에 자금 조달비용이 급상승하면서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중민투는 지난 12일 상하이거래소에 총 64억9000만 위안(약 1조800억 원)에 달하는 자사발행 채권 3개의 거래 정지를 신청했다. 또 앞서 지난달 29일 만기 도래한 30억위안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못해 디폴트가 발생하기도 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