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중유럽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폴란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젯 모스베커 폴란드 바르샤바 주재 미국 대사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취임한 모스베커 대사는 FT에 폴란드에 배치된 미군의 숫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사는 영구적 미군 기지 설립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폴란드에는 4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의 영향력 증대를 견제해온 폴란드 관리들은 미국에 영구적 군사 기지를 설립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로비를 벌여왔으며, 지난해에는 여기에 최대 20억달러(2조2460억원)까지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한 적 있다.
모스베커 대사는 "폴란드는 중요한 동맹국이다. 그들은 국방부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투자하고 있다. 폴란드는 군사력 현대화에도 400억달러(45조원)를 쓸 것이며, 우리는 이점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게 GDP의 2%를 방위비로 쓸 것을 주장하고 있다.
대사는 이어 "우리는 다른 (나토) 국가들에게 방위비를 증대, 그들의 GDP에서 2%를 지출할 것을 요청했으나 그들은 여기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 하지만 폴란드는 그렇지 않다"면서 병력 추가 배치로 폴란드가 보상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스베커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몇 년 사이 중유럽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허용한 미국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외교 활동을 착수한 가운데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헝가리 방문을 시작으로 중유럽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중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미국은 중유럽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보기관의 첩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는 미국산 고속기동용 포격로켓시스템(HIMARS)을 구매하는 4억1400만달러(4657억5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13일 체결했다.
야체크 차푸토비치 폴란드 외무장관(우)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폴란드 와지엔키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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