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컨소시엄 ‘Team ROK’, 美 록히드마틴사 F-35 정비업체 선정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시스템, 대한항공, LIG넥스원, 현대글로비스
美 국방부 공식 선정 발표…항공전자‧기계·전자기계‧사출 등 담당
방사청 “F-35 운용량‧운용 경험 늘어날 것…방산 수출 확대 전망”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국 방산 업체들이 미국 국방부로부터 스텔스 전투기 ‘F-35’의 정비 업체로 공식 선정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3일 “엘렌 로드 미국 국방부 획득운영유지차관은 F-35의 3개 구성품(항공전자, 기계 및 전자기계, 사출)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비 업체로 한국 방산 업체의 컨소시엄인 ‘Team ROK’를 공식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스텔스 전투기 F-35A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사청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F-35 구성품과 관련해 단계 별로 지역별 정비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번 정비업체 선정은 2단계 선정으로, 17개 분야 398개 부품이 대상이다. 즉, 지역별, 품목별로 나눠 F-35 전투기 공동개발참여국과 FMS 구매국 업체들로부터 관련 제안서를 제출받아 지역 정비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FMS(대외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s)는 미국 정부가 동맹국에 무기 등을 판매하는 방식을 이르는 말로, 우리 업체들은 F-35 전투기에 대한 FMS 구매국 자격으로 지역 정비업체 선정에 참여, 최종 선정됐다.
지난 1단계 선정 당시 우리나라는 ‘사출좌석(조종사가 좌석에 앉아 있는 채로 기체 밖으로 사출되도록 설계된 좌석으로 낙하산이 붙어있음)’ 1개 분야의 정비 업체로만 선정됐었다. 2단계 선정에서는 선정된 분야가 항공전자, 기계 및 전자기계, 사출 등 3개로 늘어났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역 정비업체 선정은 전 세계 F-35의 가동률(전체 비행기 중 고장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비행을 하고 있는 비행기의 비율)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미국 정부와 록히드마틴사가 보다 효율적으로 F-35를 관리 및 지원하기 위해 고안해 낸 체제”라며 “미국에서 (정비를 위한) 물품을 전 세계로 조달하려면 비용, 시간 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지역 별로 관리토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나라는 일본, 호주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속해 있다”며 “예를 들어 호주에서 F-35를 운용하다가 한국이 담당하는 정비 품목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면 우리가 그 품목을 호주에 가져다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스텔스 전투기 F-35A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사청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가 F-35 구성품 3개 분야에 대한 정비 업체로 선정한 Team ROK는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시스템, 대한항공, LIG넥스원, 현대글로비스 등 5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번에 한국 방산 업체들이 F-35 지역 정비 업체로 선정된 것은 정부와 방산 업계가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소통을 확대해 얻어낸 결과”라며 “앞으로 방위 산업이 나아갈 길을 보여준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 정부에서 (정비) 업체를 선정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고난도 첨단 항공기의 부품을 수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하는 것이지만, 한국 방산 업체들이 이런 역량을 갖고 있다 해도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이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우리 업체들이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지원을 확약받아 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이뤄져 이번에 3가지 부품의 정비업체로 선정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정부는 방위산업구조를 내수 중심에서 경쟁력을 갖춘 수출형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다른 F-35 운용 국가들과 동일하게 높은 수준의 정비 체계를 구축하고 자연스럽게 F-35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게 돼 수출협력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정비업체 선정으로 확대되는 수출은 ‘용역 수출’”이라며 “우리 업체들이 F-35를 수십 년 간 운영하면서 (다른 나라의 F-35를) 정비하고 그 대가를 받고, 정비 기술도 습득하고, 정비 물량이 늘어나면 기술자도 늘게 될 것이고, 나아가 정비 분야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스텔스 전투기 F-35A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오는 2021년까지 F-35 총 4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이 가운데 6대는 이미 나와 있으며, 이를 운용하기 위한 미국 현지 훈련에 우리 조종사, 정비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6대의 F-35는 모두 공군용(F-35A)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판단 하에 우리 조종사, 정비사 등이 F-35A를 운용할 수 있는 정도로 훈련이 됐을 때 F-35A를 우리나라로 들여올 수 있다고 방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왕정홍 방사청장은 “지난 2016년 11월 1단계 업체 선정 시에는 우리 방산 업체들이 사출좌석 1개 품목 정비 대상으로만 선정돼서 아쉬웠는데 이번엔 보다 많은 분야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왕 청장은 이어 “이는 지난 2년여 동안 방사청과 업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라며 “앞으로 3단계 지역 정비 업체 유치 시에도 국내 방산 업체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