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메이, 브렉시트 시한 막판 합의안 제출 막겠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14일(현지시간) 의회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재협상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27일까지 재협상 결과물에 대해 의견을 낼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할 예정이다.
당초 14일에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2차 승인투표가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EU와의 재협상이 난항을 겪는 만큼 이를 미뤄두고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3일 의회에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 진척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다음날인 14일 의원들에게 27일까지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힐 계획이다. 다시 말해 27일 전에는 EU와의 재협상 결과물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지난달 15일 하원 승인투표에서 부결되자 같은 달 29일, 가장 논란이 됐던 '안전장치(백스톱)' 조항을 수정하기 위해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메이 총리는 14일 의원들에게 안전장치 재협상에 찬성한다는 점을 재확인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총리의 계획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여러 대안을 제시,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안전장치는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하드보더(엄격한 통관·통행)'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브렉시트 '전환기간'인 2020년 말까지 EU와 영국이 무역 등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안전장치 하에서는 북아일랜드만 EU 단일시장 관할에 놓이게 된다.
이런 내용의 안전장치는 메이 총리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의 반발을 샀다.
앞서 메이 총리는 EU와 재협상을 추진한 뒤 합의에 이를 경우 최대한 빨리 2차 승인투표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차 승인투표는 이달 말까지로 연기될 전망이라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한 바 있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재협상을 통해 2차 승인투표에서의 합의안 통과를 꾀하고 있으나 EU는 재협상은 없다며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
EU는 대신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가 제시한 조건부 지지안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지난 7일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전환기간이 끝난 뒤에도 관세동맹 등 EU와의 '긴밀한 관계'를 약속한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코빈 대표의 이같은 제안을 일축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코빈 대표에게 보낸 3페이지 짜리 답신에서 향후 EU와의 무역 부문에서 우리 스스로의 협상 타결 능력을 믿기보다 EU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노동당은 의회의 찬성을 압박하기 위해 메이 총리가 3월 29일인 브렉시트 시한 막판에 합의안을 제출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은 선데이타임스에 메이 총리가 이달 26일 이전에 새 합의안을 제출해 의원들이 이를 심의하도록 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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