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위기의 응급실③] 한국 의사는 왜 과로에 시달리나

기사입력 : 2019년02월08일 17:02

최종수정 : 2019년02월08일 17:46

윤한덕 센터장 사인 '과로사' 추정
의사에게 근로기준법은 '꿈 같은 일'
"인원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 뿌리 뽑아야"

[편집자주] 무엇이 대형병원 의사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가? 설 연휴 서울과 인천의 대형병원에서 두 명의 의사가 과로로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앞서 정신과 진료를 받던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각광받는 직업인 ‘대한민국 의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물론 모든 의사들이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비상경보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예견됐던 참사라는 자성론도 높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세계 11위 경제대국, 세계 6위 무역강국이란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는 의료 시스템을 갖는 것이 아직은 요원한 꿈일까요?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병원의 현실을 진단해 봅니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설 연휴 중인 지난 4일 숨진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과 지난 1일 숨진 가천대 길병원 2년 차 전공의 A(33)씨의 공통점은 모두 병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계는 이들의 죽음이 모두 '과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제는 장시간 근무에 노출된 의료계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의사에게 근로기준법은 '꿈 같은 일'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현행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같은 법 제54조에는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고 돼 있다. 모두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조항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업 종사자들에게 주 52시간 근무는 먼나라 이야기에 가깝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사회 전반에 적용 중인 52시간 근무제는 전공의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라고 했다. 보건업은 주 52시간 근무에 해당되지 않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이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일반 시민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부 업종 근로시간에 유연성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26개 업종에 달했으나, 현재는 보건업 및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등 5개 업종만이 남아 있다.

근로기준법 제59조는 보건업 등 5개 업종 종사자들에 한해서 '사용자가 근로자 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주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하게 하거나 제54조에 따른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특례가 적용될 때 '사용자는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 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위급 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의사가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근하는 것은 직업윤리에 어긋나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건업이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분류된 이유이기도 하다. 

◆ "인원 부족이라는 근본 문제 뿌리 뽑아야"

하지만 최근 두 의사가 잇따라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제는 의료계 근무 환경을 본질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원 부족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보건의료노조가 보건업 종사자 2만962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81.8%가 "부서 내 인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부서내 인력문제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노동강도 심화'가 83.4%로 가장 컸고, '건강상태 악화'(76.1%), '사고위험 노출'(69.8%), '직원간 불협화음 및 갈등 심화'(48.6%) 등이 뒤를 이었다.

<자료=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심화, 의료서비스 질 저하 및 의료사고 발생 위험 등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이는 인력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발생하고 있는 악순환적 현상"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전공의들은 근로자이자 수련을 받는 교육생이라는 이중적 지위 때문에 1주일에 최대 88시간까지 근무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한 근무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sunja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당정, 내년 의대정원 '증원 전' 3058명 수용 가닥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국민의힘은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정 협의에 이어 관계 부처 회의를 잇달아 열고 의대 정원을 동결하자는 의견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의사와 정부간 갈등이 심화되는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이날 의대 교수의 사직과 주 52시간 근무, 외래진료 축소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5 choipix16@newspim.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정 협의 후 가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의과대학학장협의회의 건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대 학장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달 내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동결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도 동결안에 합의했다. 의대교육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내년 동결안으로 잠정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24학번과 25학번 신입생을 합하면 최대 7500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의대교육이 파행될 경우 내년엔 1학년만 1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렇게 되면 의대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7일로 예고한 '의대 복학 및 의대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정원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58명 수용안은 의대생이 3월 말까지 복귀한다는 전제로 한다. 휴학생이 이달 내 돌아온다면 모집인원을 수정하는 행정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tpoemseok@newspim.com 2025-03-06 22:14
사진
상암경기장,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한파 장기화와 평년보다 2주 정도 앞당겨진 K리그 개막에 따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올해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잔디 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 생육을 위한 선진 기계 도입 등으로 최상의 잔디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져 2월 22일 개막됨에 따라 사전 준비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 상태의 불량으로 잔디가 들뜸 현상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조기 개막에 따른 문제를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일정 조율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뉴스핌DB] 이에 따라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2500㎡ 이상 잔디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5900㎡ 면적에 대해 배토와 파종작업이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잔디 생육을 위한 통기·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 공급을 위한 시비 작업과 그라운드 다짐,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 보수 외에도 시는 지난해 수립한 잔디 집중 개선 계획을 토대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관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작년(4200㎡)과 비교해 3배 많은 1만2500㎡를 확보하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시 교체할 예정이다. 또 해외 유명 경기장에서 사용되는 선진 장비를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요한 채광과 통풍을 확보하고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히 관리한다. 이를 위해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쿨링팬을 추가하고, 인공 채광기와 배수 불량 개선을 위한 에어레이터 등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 대책, 인프라 개선 등을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 축구장 잔디 관리의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선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 부족을 고려해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 지침을 유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시는 한지형 잔디 특성을 고려해 동절기와 하절기 구장 사용 일정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의 고온다습한 날씨에 맞는 잔디종 도입을 위해 관계기관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추가로 잔디를 재배할 공간도 발굴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겨울철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 물량 확대와 선진 장비 투입,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5-03-07 10: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