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관계 부처와 불법 사교육 행위에 대한 합동 점검 실시
11월 말까지 특정 시기·대도시 학원 밀집가 총 10회 점검 나서
“보여주기식 행정” “비밀리 이뤄지는 강의 못 잡아” 반응 비관적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정부가 사교육 근절을 위한 단속을 실시한 가운데 업계에선 '전시용 점검'이라는 시큰둥한 목소리가 나온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고액 사교육을 단 10회 만에 잡아낼 수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교육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세금 탈루와 학원법령 위반 등 불법 사교육 행위에 대한 합동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 24일 “점검을 통해 엄정히 대처하는 한편, 학부모들이 사교육 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부터 의무화된 초등학교 5·6학년 소프트웨어 교육과 자유학기제,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 등 교육 정책이 선행 학습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고액 대입 컨설턴트가 등장해 관심을 모은 드라마 ‘SKY캐슬’의 영향도 컸다.
이에 교육부와 복지부, 여가부, 시·도교육청 등 관계 부처는 올해 11월 말까지 월 1회씩 10회에 걸쳐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공정위와 국세청, 경찰청, 소방청,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은 자체계획에 따라 별도로 진행한다.
단속 시기는 사교육 수요가 증가하는 신학기와 동·하계 방학 기간, 명절 연휴 전후, 대입 전형 기간 등이다. 점검 지역은 서울 강남 4구·양천구,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경기 일산·분당·용인·수원, 인천 등 대도시 학원 밀집 지역 위주다.
관계 부처는 학원의 거짓·과대광고와 고액 교습비, 시설 무단 변경 등 학원 운영 전반에 걸쳐 점검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는 적발된 학원에 대해 과태료·행정처분 등 제재 조치와 탈세 혐의 여부 조사도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선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썰렁한 반응이 나온다. 대치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대치동만 하더라도 학원이 수백 개”라며 “주요 학원을 중심으로 하더라도 인력이 충분한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새 대부분 학원은 세금 등 관리를 잘하는 데다 미리 공지를 하면 준비를 해놓기 때문에 법에 걸릴 학원은 거의 없다”며 “게다가 시정 명령만 받으면 사실 학원 운영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액 강의와 진학 컨설팅은 광고 자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입소문으로 하기 때문에 잡아내기 힘들다”며 “10회 점검은 드라마 ‘SKY캐슬’로 인한 반짝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여주기식 행정보단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제도적 문제로 접근해야 되기 때문에 단속의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제도는 고액 사교육을 유발하게 만들어놓고 ‘고액 사교육을 하지 말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성적 고액 사교육은 적발할 수도 없다”며 “고액의 기준도 없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고액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도록 학생부종합전형을 폐지하고 수능 위주의 대입 제도로 개편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