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인턴기자 =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두고 “쉽지 않겠지만 도전 한 번 해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피파랭킹 100위 베트남은 2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일본(50위)과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박항서 감독은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전을 현장에서 관전한 뒤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맞붙게 됐다. 전력이 안되는 것은 알고 있다. 전부 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 [사진= AFC 공식 홈페이지] |
베트남은 지난 20일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하고 8강에 선착했다. 박 감독은 이날 결과에 따라 8강전 상대가 결정되기 때문에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 일본은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헤딩 결승골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를 1대0으로 제압했다.
박 감독은 특히 “일본은 중앙이 굉장히 밀집됐고, 정교한 패스가 뛰어나다. 허점을 보면 놓치지 않는다. 그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관전소감을 전했다.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은 박 감독이 베트남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미니 한일전’으로 불리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일본이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일본이 50위로 앞서 있다. 이 대회 4회 우승을 차지한 일본은 아시안컵 역대 최다 우승팀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또한 조별리그 F조에서 패배 없이 16강에 진출했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소모전을 펼친 베트남과는 다르게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무리 없이 승리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최근 분위기도 만만치 않는다. 스즈키컵 우승을 시작으로 상승세를 탄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잠깐 주춤했지만, 요르단과의 16강전을 이기며 8강 티켓을 차지했다. 베트남의 첫 토너먼트 승리였다. 지난 2007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한 베트남은 일본을 꺾고 4강에 진출할 경우 이 대회 최고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또 지난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은 1대0으로 일본을 제압했다. 당시 많은 관심을 모았던 박 감독과 일본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지략대결에서 먼저 승리를 따낸 것이다. 다만 박 감독은 이에 대해 “그때는 23세 이하 대표팀이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모리야스 감독은 8강전을 앞두고 “박 감독은 23세 이하 대표팀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경험도 풍부하고 빼어난 역량을 갖춘 감독”이라며 “베트남은 수비가 강하다. 하지만 공격에도 강한 선수들이 있어 위협적이다. 우리는 수비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경계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