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협위원장 오디션 이틀째…이변은 계속된다
보수1번지 강남에서 30대 당협위원장 배출…강남병은 여성 위원장
전직 국회의원 꺾은 3040 정치신인들…"각본없는 드라마"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은 시작 전부터 이슈가 됐다. 우선 정당 사상 최초로 진행되는 유튜브 생중계 오디션 방식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내정자를 정해놓고 오디션으로 '쇼'를 한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그런데 이같은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하듯, 이번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지난 10일 오디션 첫날 보수 1번지라 불리는 강남에서 30대의 신인들에게 당협위원장직이 돌아간 것부터 시작해 용산에서는 3선 국회의원을 꺾고 여성 당협위원장이 당선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이 열리고 있다. 2019.01.10 yooksa@newspim.com |
오디션 이틀째인 11일도 이변은 계속됐다. 서울 양천을에서는 변호사 출신인 손영택(47)씨가 오경훈(55) 전 의원을 누르고 당협위원장으로 최종 추천됐다.
최종 투표에서 두 후보가 동점을 받으면서 재투표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손씨의 승리였다. 그는 "젊은 보수의 경쟁력을 가진 젊은 리더가 당협위원장이 되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병에서는 여성 당협위원장이 배출됐다. 이재인(60) 전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실 여성가족비서관이 김완영(44) 전 국회의장실 정무비서관을 앞지른 것.
이로써 이번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에서는 '30대'와 '여성'이 보수 1번지라 불리는 강남 지역을 휩쓸게 됐다.
당협위원장은 총선 후보 공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다. 그만큼 당 입장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협위원장을 누굴 뽑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그간 각 정당에서 조강특위가 밀실심사를 통해 전략적으로 당협위원장을 결정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번 당협위원장 선발에서 공개 오디션이라는 파격적인 수단을 택했다.
이 가운데 정치신인과 여성 등 그동안 보수 정당에서 외면받아온 후보들이 당협위원장으로 뽑혔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보수에 대한 큰 열망이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10일 오디션 첫날 진행된 5개 지역(△서울 강남을 △서울 송파병 △서울 용산 △경기 안양시만안 △부산 사하갑) 중 용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3040세대가 당협위원장으로 최종 추천됐다.
용산 역시 황춘자 전 한국당 용산 당협위원장이 3선의 권영세 전 의원을 꺾는 이변을 가져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에서 심사위원석에 앉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행사 진행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9.01.10 yooksa@newspim.com |
이날 진행된 5개 지역(△서울 양천을 △서울 강남병 △울산 울주 △대구 동구갑 △경북 경산)에서는 각각 손영택(47) 전 변호사, 이재인(60) 전 비서관을 비롯해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동생인 서범수(56)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류성걸(62)전 의원, 윤두현(58)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최종 조직위원장으로 추천됐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어제에 이어 각본없는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여기서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12일 마지막으로 5개 지역(△경기 성남분당을 △강원 원주을 △충남 당진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북 고령성주칠곡)의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