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중 가장 중대한 범죄 저질러
피고인 "죄송하고 사죄드린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지난해 10월 서울 금천구의 한 자취방에서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를 받는 안모(20)씨에게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데이트폭력 중에서 가장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고 목을 조르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뼈가 골절됐을 정도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이 심신미약이라고 주장하지만 범행 이후 아버지에게 전화로 상황을 정확히 전달했다"며 안씨에게 10년간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씨 측 변호인은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심신미약 상태로 정신 치료가 필요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다.
안씨는 최후 진술에서 "죄송하고 사죄드린다"고 짧게 말했다.
서울남부지법/ 뉴스핌DB |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10월12일 금천구의 한 자취방에서 여자친구 A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A씨와 자취방에서 다투다가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평소 A씨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은 A씨의 생일이었다.
한편 이날 공판에 참석한 A씨의 아버지는 재판부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가해자는 형량을 받아도 결국 사회에 복귀하지만 저희의 아픔은 형량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안고 가는 것"이라며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하더라도 감경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후인 지난해 10월1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심신미약 피의자에 의해 죽게 된 우리 딸 억울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11일 기준 21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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