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첫 참가, 구글과 정면승부 선언
기술 플랫폼 투자 강화, 올해도 ‘올인’
네이버만의 전략 모색, 리더십 기대감↑
[라스베이거스(미국), 서울=뉴스핌] 백진엽 정광연 기자 =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싸움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네이버는 20년 동안 남들과 다른 방식을 찾아왔다. 그것이 네이버가 성장한 비결이다. 이번에도 우리만의 방식을 찾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
구글과의 정면승부를 선언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남긴 ‘파장’이 심상치 않다. 창사 20년만에 처음 참가한 네이버의 CES 부스가 하필이면 구글 맞으편에 자리잡은 부분도 의미심장하다. 현지시간 9일, 네이버 부스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 역시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구글과의 경쟁을 선언한 것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관심을 나타냈다.
한 대표의 자신감은 ‘기술’이다.
이번 CES에서 공개한 네이버의 ‘히든카드’인 로봇팔 ‘AMBIDEX’는 글로벌 기업 퀄컴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5G 초저지연 기술을 적용, 클라우드 기반 정밀 제어가 가능하다.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 없이도 원격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브레인리스((brain less)'라고도 불린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지속적인 투자가 몇년후 어떤 미래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며 “창사 20주년인데, 지금 오늘이 역사에 어떤날로 기록될지 궁금하다. 앞으로도 기술 플랫폼에 투자하고 그 기술을 현실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 도약을 이끄는 주역이다. 2017년 대표 취임 후 지난해말까지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기술 투자에 쏟아부었다. 올해 목표인 6000억원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한다면 취임 3년만에 1조원이 넘는 돈을 기술 플랫폼에 집중하게 된다. 기술 투자가 활발한 ICT 업계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전략적 ‘올인’이다.
한 대표는 “로봇만 해도 아직 양산을 하거나 매출을 확보하는 그런 방향은 어렵다. 하지만 기술 플랫폼을 몇 년간 이야기해 왔고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른 기술들이 일상 공간속에 들어와 있는 상태다”라며 “대표적으로 AI는 안하는 기업이 없고 모든 움직임에 담기는 추세다. 기술을 확보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글과의 경쟁은 쉽지 않다. 네이버 기술력에 대한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음성기반 인공지능(AI) 어시스턴드, 이른바 ‘헤이 구글’로 현장을 흥분시키고 있는 구글의 존재감과는 아직 비교 불가다. 자율주행 역시 네이버 관계자들조차 구글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 한 대표가 중장기적 기술 투자를 준비하는 이유다.
기술 플랫폼 강화 환경은 좋은 편이다. 네이버는 투자 증가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2017년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전망을 포함한 지난해 실적은 매출 5조5000억원, 영업이익 9700억원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20%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어 지속적인 투자 기반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으로 확실하게 도약하기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5G 상용화를 기점으로 다양한 기술 기반 사업 모델들이 폭발적을 확대되기 때문이다. 취임 3년차를 맞은 한 대표의 거침없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이어온 기술 투자를 더욱 늘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에도 네이버만의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