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으려다가 억류된 어린이 2명이 잇따라 숨지면서 미국 사회에서 커다란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경 구금 시설이 어린이를 억류하기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지난 24일 밤 11시 49분 국경에 억류됐던 과테말라 출신 8살 어린이가 뉴멕시코의 앨러머고도 제럴드 챔피언 리저널 메디컬 센터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초 CBP는 이 어린이가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새벽 숨졌다고 밝혔지만 발표 내용을 수정했다.
CBP는 사망한 어린이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아퀸 카스트로(민주·텍사스)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이 어린이가 펠리페 알론소-고메스라고 밝혔다.
이 어린이 지난 18일 멕시코 국경 근방인 파세오 델 노르테에서 약 3마일 떨어진 곳에서 부친과 함께 체포됐다. CBP는 이날 4시 30분경 이들이 근처 처리센터에서 따뜻한 음식과 간식, 주스, 물을 제공받았다고 설명했으며 이들의 상태를 6차례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 이들은 엘파소 국경 순찰대로 옮겨져 이틀간 머물렀다. 23일에는 앨러머고도 국경 순찰대로 이송돼 최종 절차를 밟았다.
멕시코 북서부 티화나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한 어린이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어린이는 24일 오전 질병 증상을 보여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감기 진단을 받고 타이레놀을 처방받았다. 그러나 퇴원 직전 열이 화씨 103도(섭씨 39.4도)까지 오르자 병원 측에서는 항생제와 이부프로펜을 처방했다.
아이와 부친은 70번 고속도로 근처의 구금 시설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7시쯤 아이가 구토 증상을 보이면서 10시쯤 다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다시 구토 증상을 보였고 의식을 잃었으며 크리스마스를 12분 앞두고 사망했다. 여전히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부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국경 근처에서 어린이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달 들어서만 2번째다. 지난 8일에도 과테말라 출신의 7세 어린이 재클린 칼이 국경에서 체포된 후 탈수와 쇼크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과테말라 출생 어린이가 미국 억류 시설에서 잇따라 사망하자 과테말라 외무부는 적당한 절차에 따른 수사를 요구했다.
루실 로이볼 알라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현실은 구금시설이 어린이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특히 아픈 아이에게는 더 그렇다”고 말했다.
로이볼알라드 의원은 이어 “아이가 아픈 것으로 판명됐고 103도의 열이 있는데 왜 그 아이를 다시 구금시설로 돌려보냈는가?”라고 반문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