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일본

속보

더보기

日서 확산되는 '혼전 계약'…"결혼 리스크 피하고파"

기사입력 : 2018년12월21일 13:51

최종수정 : 2018년12월21일 13:51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에서 결혼 후 생활 규칙이나 이혼 시 위자료 등과 관련해 사전에 계약을 맺는 '혼전 계약'이 확산되고 있다고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세 쌍 가운데 한 쌍이 이혼하는 상황에서 결혼에 불안을 느끼는 남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혼전 계약을 통해 갈등을 피하고 원만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마이나비]

"더 이상 결혼으로 힘들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혼전 계약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東京)도 미나토(港)구에 거주하는 한 40대 여성은 2017년 맞선을 통해 알게 된 30대 부동산 운영업자 남성과 혼전 계약을 맺었다. 

여성은 한 차례 이혼을 경험한 바 있다. 전 남편의 폭언과 불륜이 원인이었다. 님성과의 교제는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순조로웠지만 여성은 "또 다시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불안에 선뜻 결혼을 선택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상담을 통해 혼전계약서에 "바람이나 폭력이 있을 경우 위자료 1000만엔을 지불한다" "부정행위가 있다면 이혼 협의가 가능하다" "재산분배는 반반씩"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아이를 낳는다면 부모로서 책임을 갖고 기른다" "기념일은 부부끼리" 등 총 30여개 항목을 만들었다. 

혼전 계약서는 결혼 예정인 커플이 체결하는 계약서다. 행정서사(행정사)나 변호사에 의뢰해서 만들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공정증서'로 만들 경우엔 공증 사무소에서 수속을 밟을 필요가 있어 작성비나 수수료 등 총 10만엔 가까이가 필요하다. 공증인 앞에서 문서 내용이 진실임을 선서해 공증인이 이를 인증하는 '선서인증'만 받는다면 1만1000엔이면 가능하다. 

금전과 관련한 계약은 민법의 '부부재산계약'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반할 경우 강제집행 등의 조치도 가능하다. 일본 민법에 따르면 결혼 후 맺은 부부 간의 계약은 어느 한 쪽이 취소할 수 있지만, 혼전에 맺은 계약은 결혼 후 파기할 수 없는 효력이 있다. 

요코쿠라 하지메(横倉肇) 행정서사는 "혼전 계약은 이혼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며 "관계가 위험해질 때 계약서를 작성하던 당시의 초심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타다 유리코(多田ゆり子) 행정서사도 "서면 작성을 통해 '말했다', '안했다' 등의 갈등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요코쿠라 행정서사는 연간 20건 정도씩 혼전 계약 상담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그가 맡은 혼전 계약에는 "맥주는 하루에 한 캔" "연 1회씩 디즈니랜드에 간다" 등 법적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생활항목'을 넣는 사례도 많다. 

이미 영미권에서는 '부부재산계약'(Prenup)이라는 이름으로 혼전 계약이 일반적이다. 일본에도 2014년 관련 협회가 설립되는 등 혼전 계약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결혼상담소연맹'도 2017년도부터 전국 결혼 중개 상담사를 대상으로 혼전 계약 공부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야마다 마사히로(山田昌弘) 주오(中央)대 가족사회학 교수는 "여성의 사회진출로 인해 전형적인 가족상이 무너져 혼인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상적인 결혼상을 갖지 못해 '결혼은 리스크'라고 생각하는 남녀가 늘어났고, 이들에게 혼전 계약서가 리스크를 줄여주는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특검 "尹, 구속연장 없이 기소도 검토" [의왕=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이후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잇달아 불응한 가운데 15일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의 모습. 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기간 연장 없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7.15 yooksa@newspim.com   2025-07-15 14:38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