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고, 미·중 간 무역분쟁이 타결 가능성을 보이면서 시장이 반도체 업종을 주목하고 있다. 금리 및 무역분쟁 우려를 덜고 증시가 훈풍을 탈 경우,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1400원, 3.35% 오른 4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거래일 만의 반등세로, 지난달 2일 4.74% 오른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 IT하드웨어, 기계와 화장품 등 업종의 내재 할인율이 적정 대비 과도하게 상승했다"며 "무역분쟁과 금리 우려가 완화될 경우 IT하드웨어, 기계, 화장품 그리고 건설 등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1년 주가가 20% 넘게 빠졌다. 지난해 12월 1일 5만840원에서 지난 30일 4만1850원까지 21.48% 떨어졌고, 이날 3%대 반등세를 보이며 낙폭을 18.7%(2017년 12월 4일 5만1340원 기준)까지 줄였다.
이날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12% 상승했고, 코스닥 IT하드웨어 업종 지수와 반도체 업종 지수도 각각 1.75%, 1.82%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정상회담에서 향후 90 일동안 상호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내년 1월 1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재화에 대해 25% 관세율을 적용하려던 것을 보류, 앞으로 90일간 중국과의 협상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달 28일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을 통해 "금리는 역사적 기준에서 여전히 낮고 미국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으로 여겨지는 수준의 넓은 범위 바로 아래에 있다"고 했다.
당초 연준은 내년 3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지만,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금리 인상 횟수가 다소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 증시에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금리와 무역분쟁 이슈에서 일단 안도감을 찾으면서 신흥국 경기 위축 우려가 줄었고, 그에 따른 수출 악화 걱정도 덜게 됐다.
반도체 등 IT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가 수출이 많으니 (관세든 뭐든) 제재가 있으면 어렵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화해해야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에게도 이득"이라고 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미·중 무역 갈등 완화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내년 이익 감소를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하향하면서도 반도체 대형주 중 탑픽(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이익 전망의 하향 조정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지만,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며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될수록 수요 개선 기대감 때문에 반도체업종의 주가가 탄력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금리 및 무역분쟁 우려 완화가 반도체 관련 업종의 중장기적인 상승 모멘텀이 돼 줄 수 있을진 알 수 없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단기적으로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 주가가 떨어진 것이 미·중 무역분쟁 때문만은 아니지 않나"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최 센터장은 "다만 내년 하반기 이후 4차산업 관련해 반도체 수요가 많이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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