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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쯔하오] 청 건륭제가 하사한 차 이름 철관음, 13대를 이어온 톄관인의 명가 바마(八馬)

기사입력 : 2018년11월27일 16:17

최종수정 : 2018년11월27일 16:24

[서울=뉴스핌] 고은나래 기자 = 중국은 차(茶)의 나라답게 그 종류도 셀 수 없이 다양하다. 그중 철관음(鐵觀音, 톄관인), 보이차(普洱茶), 용정차(龍井茶), 재스민차(茉莉花茶)는 중국 4대 명차(名茶)로 불리며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다.

철관음(鐵觀音) 명가 바마(八馬) [사진=바이두]

이 가운데 철관음은 중국 전역 모든 계층에서 골고루 인기가 높은 차다. 철관음을 대표하는 차 브랜드를 꼽는다면 푸젠(福建)성의 유서 깊은 라오쯔하오 바마(八馬)를 빼놓을 수 없다.

바마는 300년 이상의 브랜드 역사를 자랑하는 철관음 분야의 대표 기업이다. 기업 브랜드의 역사가 청나라 건륭제로 거슬러 올라가는 바마는 창업자로부터 현재 13대 후손인 왕원리(王文禮) CEO로 경영이 승계되고 있다.  

청조 건륭 원년(1736년), 당시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 안시(安溪)현 지방관을 역임하던 왕스랑(王士让)은 산자락 아래에서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신기한 차 나무를 발견했다.

차의 도시로 유명한 안시현 출신답게 그는 이 차 나무의 가치를 대번에 알아채고 자신의 후원에 심고 정성스레 길렀다.

따뜻한 봄이 되어 무성하게 자란 찻잎으로 차를 우려내자 다른 어떤 차와도 비교조차 안 될 만큼 깊이 있고 풍미가 강했다. 왕스랑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 차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1742년 왕스랑은 자신이 직접 기른 이 찻잎을 은사께 선물로 드렸고, 진한 차 향에 취한 은사가 그것을 건륭제에게 바쳤다. 건륭제는 철처럼 진중하고 관음(관세음)처럼 아름답다고 극찬하며 친히 ‘철관음(鐵觀音)’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이때부터 ‘철관음’이란 이름 석 자가 중국 전역에 퍼졌고, 왕(王)씨 일가는 대를 이어 철관음 재배에 힘을 쏟았다.

민국 시대에 이르러 왕쯔(王滋)가 철관음 10대 계승자로서 ‘신지(信記)’라는 상호의 차 회사를 설립했다. 뛰어난 차 공정 기술, 상등의 품질, 높은 신용도로 신지의 철관음은 세계로 뻗어 나갔고, 동남아 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베스트 셀러가 됐다.

왕씨 일가는 명실상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 차 업계의 최고 집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신지’는 1952년 공사합영(公私合營, 중화인민공화국이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과도적 경제 제도로 취한 반관반민(半官半民)의 기업 형태)으로 회사 문을 닫고 영업을 중지할 수 밖에 없었다.

개혁개방 이후 민영기업도 다시 차를 만들 수 있게 되자 당시 12대 계승자였던 왕푸룽(王福隆)은 자신의 아들 왕원리가 가업을 일으켜 주길 기대했지만, 언론인의 길을 걷고 싶어 했던 왕원리는 선전(深圳)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바마(八馬) CEO 왕원리(王文禮) [사진=바이두]

하지만 아주 우연하고도 사소한 계기로 인해 왕원리는 다시 차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1992년, 기자로서 첫 월급을 받은 왕원리는 호텔 커피숍에서 친구에게 차를 사기로 했다. 당시 차 한 잔이 무려 28위안(약 4555원)에 달했고, 차 명가에서 자라온 왕원리는 이 하품(下品)의 차가 28위안이나 된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이런 싸구려 차를 28위안씩이나 받다니! 나였다면 한 잔이 아니라 찻잎 1근을 28위안에 팔겠어!"

당시 중국의 차 산업은 여전히 전통산업 모델을 따르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있어 찻잎은 그저 그런 저렴한 농산품에 지나지 않았고, 차를 재배하는 농민은 중간상의 착취로 차 1근을 팔아봤자 손에 쥐는 돈은 몇 위안이 채 되지 않았다. 차 기업들 역시 소비자들의 무지를 이용, 품질을 속여 팔거나, 가짜를 판매해 막대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차 고유의 브랜드를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인지한 왕원리는 짝퉁이 판치던 차 업계에서 신뢰할 만한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 이듬해 그의 고향인 안시현에서 ‘바마(八馬)’라는 이름의 차 기업을 설립했다. 바마는 고대 제왕이 모는 8마리의 말이란 뜻으로 혈통의 우수함을 강조하고 평범함을 거부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있다.

왕원리는 당시 청향형(清香型) 철관음이 대세던 시장에 차별화 전략으로 다가섰다. 중발효 방식으로 과일향이 진하게 나는 농향형(濃香型) 철관음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약발효 시켜 꽃 내음이 강했던 청향형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왕원리의 방식은 그저 무모하게만 비쳐졌다. 하지만 철관음 명가 후손답게 그는 소비자들이 청향형으로 입문, 결국 농향형 철관음을 찾게 되리라는 자신이 있었다.

왕원리의 예상대로 소비자들은 농향형 철관음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바마는 매년 2배씩 급성장을 이뤘다.

철관음은 맛은 가히 일품이지만 재배가 어려움 품종이다. 해발, 토양, 조석 간 기온 차, 일조량 등 모든 면에서 엄격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왕원리는 아버지에게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재배 방식을 연구 개발했다. 그는 차 밭에 대량의 과일 나무와 화초를 심은 뒤 해충을 유인했다. 해충을 쫓기 위해 굳이 철관음 찻잎에 농약을 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이로써 무공해 찻잎 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양질의 찻잎을 얻게 된 그는 차 제조 공정 문제의 해결에 나섰다. 기존의 전통적 수공예 방식에서 탈피, 유럽 와이너리의 표준화 공정을 도입했다. 세계 어디에서도 같은 품질의 철관음을 맛볼 수 있게 되면서 차 업계의 KFC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유럽, 북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매년 그 규모가 2000t이 넘는다. 수출 규모로는 중국 업계 3위이며, 찻잎 1근당 가격은 164달러로 다른 중국 수출기업들에 비해 약 50배 이상의 가격으로 수출되고 있다.

2018년 기준 바마는 중국 전역에 총 132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3년 연속 전국 온라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왕원리는 “브랜드의 힘은 그 제품 자체보다는 지나온 역사와 문화에 있다”고 강조하며 “바마의 성공 역시 300년 이상 꾸준히 철관음만을 고집해 온 결과물이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엑스포(2010), 브릭스 샤먼 정상회의(2017), 중국 인도 동호 정상회담(2018) 등 굵직한 국제 회의 때마다 귀빈 접대용 차로 등장한 바마의 철관음은 명실상부 중국 4대 명차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nalai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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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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