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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포퓰리즘 맞서 이민 관리해야”…美 자유진영 ‘부글부글’

기사입력 : 2018년11월24일 01:14

최종수정 : 2018년11월24일 01:14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 국가들이 극우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 이민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민자에게 우호적인 민주당 진영의 유력 인사인 클린턴 전 장관이 포퓰리즘의 득세가 이민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식으로 말하자 진보계 인사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포퓰리즘에게 ‘프리패스’(무임승차권)를 준 것과도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포퓰리스트들이 정치 공작을 통해 희생양으로 삼은 난민과 이민자들을 포퓰리즘의 원인으로 지목한 클린턴 전 장관의 관점은 커다란 비판에 직면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의 최근 이민 관련 발언은 이민 지지자는 물론 진보계 인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전날 공개된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유럽은 불씨를 일으킨 이민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유럽이 자신의 역할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공평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난민을 제공하고 지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전 장관은 “우리가 이민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이것은 정치 통일체를 계속해서 휘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클린턴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진보진영을 들끓게 했다. 오랫동안 난민을 지지하며 지난 2016년 대선에도 이민자에 대한 강경책보다 서류 미비자들을 수면 위로 올리는 정책에 무게를 뒀던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은 이들에게 일종의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난민·이민위원회의 에스킨더 네가시 대표는 NYT에 “나는 일종의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가 만일 단순히 일부 우파 정치 지도자를 달래기 위해 사실에 입각한 박해를 이유로 망명을 신청하는 난민을 줄이자고 이야기한 것이라면 옳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의 탄자 벌트먼 역사학 교수는 클린턴 전 장관의 관점을 “비극적으로 오도된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이민은 유권자를 흥분시킨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벌트먼 교수는 이어 “긴축과 같은 보다 기본적인 문제가 진정한 이유였다”면서 “이민자와 난민은 포퓰리트스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밀고 나가기 위해 선택한 희생양”이라고 판단했다.

이탈리아의 극우 정당 ‘형제들’(FDI) 대표인 조지아 멜로니는 “아마도 힐러리가 교훈을 이해한 것 같다”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민에 대한 반대가 인종차별주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멜로니 대표는 이어 “이민을 통제하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들, 교외에 사는 사람들, 노동자에게 대체로 영향을 미친다”면서 “좌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것을 하기를 원하지 않으며 그들은 사람들과 차이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고 말했다.

이달 초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에 미국 좌파 진영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의 자유주의에서 벗어났으며 계속해서 배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진보계 작가인 코리 로빈은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좌측에 있는 우리들이 할 일은 우리가 마친 모든 일에 대해 작별인사를 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2020년 대권 도전을 검토하면서 이민에 부정적인 유권자를 품고 가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비난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 네스린 말릭 칼럼니스트는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이 같은 사고에는 포퓰리스트의 정치 공작의 결과를 그것의 원천으로 보는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면서 “클린턴은 자신이 뭔가 할 일이 있다고 믿는 것 같지만 사실 새로운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릭은 이어 “이 같은 차가운 실용주의는 기껏해야 정치적 편의가 중요한 것이고 이민은 목숨을 걸 만한 것이 아니라는 핵심 신념의 부족만을 드러낼 뿐”이라며 “최악으로 보면 이것은 포퓰리스트에게 큰 목소리로 동의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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