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IR에서 '알로메딘·엔토믹스' 피부질환치료제로 소개
투비소프트 “스킨케어 제품 맞아, 수정하겠다” 해명
거래소 "알고도 썼으면 제재...추후 수정 여부 확인할 것"
[편집자] 이 기사는 11월 23일 오전 11시4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최근 바이오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투비소프트가 기관투자자 대상 IR(투자설명회)에서 치료제라고 소개한 '알로메딘'이 치료제(의약품)가 아닌 화장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뉴스핌이 입수한 러시아 적합성 허가서(Декларация соответствия)에 따르면 ‘알로메딘’은 러시아 회사 알로팜이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엔 알로메딘이 ‘피부관리 젤 화장품’으로 명시돼 있다. 해당 문서에서 알로메딘의 허가 번호는 ‘Technical specification Ty 20.42*********2018’이다. 러시아에서 화장품의 허가 번호 앞자리는 ‘T’, 의약품은 ‘P’로 시작한다.
허가증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상표 검색이 가능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알로메딘의 등록번호는 ‘T’로 시작한다. 허가 유형은 ‘유라시아 경제 기술 연합(Eurasian Economic Union)의 기술 규정에 대한 제품 적합성 선언’이라고 분류돼 있다.
알로메딘의 러시아 적합성 허가서. |
사실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전문의약품(Ethical the count, ETC)과 일반의약품(Over the count, OTC)은 승인 심사과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러시아 연방의료·사회개발감독국(Roszdravnadzor)에서 허가를 받는다. 실제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의약품’의 허가 유형은 ‘러시아 연방 통합 목록에 포함된 제품의 적합성 선언’으로 분류되며, ‘P N002*******’식의 승인 번호가 부과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에 ‘엔토믹스’ 역시 ‘화장품’으로 분류, 허가 번호가 ‘T’로 시작한다.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때 반드시 취득해야만 하는 ‘화장품 인증 기술 규정’을 뜻하는 ‘Technical Regulations TR CU 009/2011’도 적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비소프트는 지난 20일 애널리스트 및 기관투자자들 대상으로 진행하는 ‘2018 제3차 코스닥 미래산업 릴레이 IR 컨퍼런스’에서 알로메딘을 신약 물질 알로스타틴 기반으로 만든 ‘피부질환 치료제’로 소개했다. 엔토믹스는 플립세븐 기반 ‘피부질환 치료제’라고 명시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치료제’는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하기 위하여 쓰는 약, 즉 의약품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투비소프트 측은 “알로스타틴은 알로페론의 아미노산 13개 중 2개만 바꾼 것이며, 알로페론은 이미 러시아에서 의약품으로 상용화된 물질”이라며 “비슷한 물질을 통해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피부질환 치료제라고 적어놨다”고 해명했다. 이어 “알로메딘과 엔토믹스는 스킨케어가 맞다”며 “치료제를 의약품으로만 정의하고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추후 기능성화장품 등 적절한 표현을 찾아 쓰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투비소프트가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에게 배포한 IR 자료. |
한국거래소는 IR자료에 허위 사실을 기재해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경우 제재대상이라고 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화장품이라고 알고 있으면서, 투자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치료제라고 적었다면,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이후에도 수정이 안 된다면 시장감시본부 정보팀을 통해 조회공시를 요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투비소프트는 조강희, 이문영 공동대표에서, 조강희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2000년에 설립한 투비소프트는 20년 가까이 기업용 UI·UX 개발 등 IT 산업에서 활동한 기업이다. 올해 8월 에이티글로벌홀딩스(7.13%)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포했다. 에이티글로벌홀딩스는 바이오기업 에이티파머가 지난 2분기 투비소프트 인수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