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훈련·키리졸브연습·을지프리덤가디언 등 줄줄이 연기 가능성
신인균 "매티스 발언, 범위 줄여도 훈련 계속 하겠다는 의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내년초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훈련(FE)의 범위 축소를 예고하면서 향후 예정된 훈련 일정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독수리훈련은 (북핵) 외교에 해를 끼치지 않는 수준으로 다소 재조정되고 있다”고 언급, 북한 문제의 외교적 노력을 고려해 훈련 규모가 축소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상적으로 매년 3~4월께 실시되는 독수리훈련은 키리졸브(KR),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함께 3대 한미연합훈련으로 분류된다. 이는 시물레이션 지휘소 훈련인 키리졸브연습에 이어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연습이 ‘세트’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내년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이 전체적으로 조정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는 올해 평창동계올림픽 감안,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올림픽이 끝난 4월 이후로 조정한 바 있다. 이는 한미 정상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도 유예했다. 을지훈련은 매년 8월 열리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으로 야외 기동훈련이 아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지는 지휘소 연습이다.
또 북한의 서북도서 및 국지도발에 대비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케이맵(KMEP)도 훈련 횟수를 줄였다.
케이맵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19차례 안팎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올해는 11회 시행됐다. 한미는 지난 5일부터 남은 훈련을 재개했다.
2017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사진 제공=공군] |
한미는 오는 12월 예정된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에이스(Vigilant Ace)도 유예했다.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서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통상 200대 이상의 한미 군용기가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 예정된 각종 한미연합훈련 일정도 연기 또는 중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한미 간 대규모 항공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실시 당시 북한은 이를 문제 삼으며 일방적으로 고위급회담 연기를 남측에 통보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독수리훈련 등 유예 여부를 놓고 한미 간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한편 일각에서는 매티스 장관의 독수리훈련 축소 발언에 대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 또는 중단하려는 의사가 아닌, 북핵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고려해 내년에는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해석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축소해서 하겠다는 것은 예정된 훈련을 계획대로 하겠다는 얘기”라며 “어쨌든 (훈련을)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한국 정부에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군에 따르면 한미 전투비행대대 전술과 연합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연 8회 실시되는 쌍매훈련(Buddy Wing)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대급 소규모 훈련은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게 군 당국의 입장이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