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수, 국제마라톤에서 경기 방해로 아쉽게 2위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1위를 달리던 중국 마라톤 선수가 자원봉사자로부터 국기를 건네 받다가 막판 거의 결승선 골인 지점에서 2위로 뒤집히는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잘못된 애국심만 아니었다면 1위를 했을 것 같은데요. 고구마 100개 먹는 듯한 영상 준비했습니다.
중국의 허인리(何引麗) 선수는 지난 18일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결승선 통과까지 불과 1~2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2위 에티오피아 선수도 허인리 선수를 바짝 쫓고 있는데요. 아슬아슬한 경기네요.
그런데 이때, 갑자기 형광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가 커다란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들고 달려오더니 허인리 선수에게 전해주려고 합니다. 당황한 허 선수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뿌리치고 계속 달려보지만 순간적으로 이미 2위로 밀려났습니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불과 한 발자국 차이네요. 젖먹던 힘까지 발휘한 허인리 선수는 어느새 다시 1위 자리로 치고 달려갑니다.
앗, 그런데 1초가 다급한 이 순간 다시 이게 뭐죠? 지금(1분 02초)? 검은 롱패딩에 검은 가방을 멘 채로 선수들이 달리는 도로 한가운데에 서있던 저분은?
다시 한번 억지로 안겨진 국기를 들고 허 선수는 계속 달립니다…만 결국 비에 젖은 국기를 땅에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이 에티오피아 선수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허 선수는 결국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아쉬웠을까요? 그러나 허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웨이보를 통해 “국기를 집어던진 것이 아니라, 비에 젖어 놓친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이해해 주세요!” 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이 “허 선수가 국기를 집어 던졌다”고 비난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영상 댓글을 통해 “아무 생각 없는 애국심이 얼마나 한심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 잘 봐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중국 선수를 이기는 방법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며 허 선수를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오성홍기를 집어 던진 것이 아니다'라고 사과한 중국 허인리 선수의 웨이보 화면. [캡쳐=웨이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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