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3일 고영한 전 대법관 피의자 신분 소환
전·현직 대법관들 약 10명 조사 필요
법조계 "별다른 변수 없다면 연내 수사 마무리 가능"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잇따라 소환하며 속도감 있게 ‘사법농단’ 수사의 정점을 향하는 가운데, 연내 수사가 마무리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오는 23일 고영한(63·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앞서 전임 행정처장 박병대(61·12기) 전 대법관도 지난 19일부터 연이틀 소환조사를 벌였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부터)과 박병대 전 대법관,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뉴스핌 DB] |
이들 두 전직 대법관은 양 전 사법부의 주요 현안인 '상고법원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 사법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각종 사법농단 의혹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의혹 전반에 깊숙이 관여된 탓에 몇 차례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두 대법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들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 역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듭된 검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임종헌(59·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전례에 비춰, 이들 역시 혐의를 부인할 경우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신병처리 방향이 결정되는 시점은 이르면 내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법관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연루된 혐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 수순은 사법농단 의혹의 최정점인 양승태(70·2기) 전 대법원장으로 향한다. 양 전 대법원장 역시 공개 소환 수순을 밟고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전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하기 위해서는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위해 법리적용을 꼼꼼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전·현직 법관들 조사를 토대로 혐의를 구성하는 수사전략을 짰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 직접 수사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진행 속도대로면 올해 안에 수사를 끝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현직 법관들에 대한 수사와 이들에 대해 어떤 처분을 내리는지가 수사 결과는 물론 진행 절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일정을 고려하면 사정당국의 목표대로 사실상 올해 안에 사법농단 수사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예상이다. 앞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연내 관련 수사를 끝마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이달들어 비공개로 계속되고 있는 또다른 전·현직 대법관들에 대한 조사가 수사 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조사가 필요한 전·현직 대법관들은 10명 안팎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짓고 최종적으로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