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0일(현지시간) 하락해 2016년 말 이후 최저 수준에서 마감했다. 성장에 대한 우려와 아이폰 판매 우려로 시작된 기술주 약세는 이날 유럽 증시를 압박했다. 전 세계에서 펼쳐진 주식 매도세 역시 유럽 증시 투자 분위기에 부정적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날보다 4.05포인트(1.14%) 내린 351.06에 마감했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52.97포인트(0.76%) 하락한 6947.92로 집계됐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DAX지수는 178.13포인트(1.58%) 내린 1만1066.41에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60.56포인트(1.21%) 하락한 4924.89를 기록했다.
뉴욕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유럽 증시에서도 매도세가 펼쳐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주식 투자자들은 다시 방어적인 태도로 투자에 임했다.
로스차일드 앤 코 자산 운용의 케빈 가디너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유럽의 성장 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을 상쇄하려면 밸류에이션이 테이블을 칠 만큼 싸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럽 증시 투자자들이 최근 이탈리아의 부채 우려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시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MPPK EK의 에르난데스 삼페레 트레이딩 헤드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고통스럽과 시장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유럽 주식은 이탈리아와 브렉시트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삼페레 헤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일부 주식은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우 슬픈 상황”이라며 “아주 소수의 투자자만이 우리가 이곳에 투자할 자금을 줬고 대수의 기관 투자자들은 상환에 나섰다”고 전했다.
성장 우려를 반영하며 유럽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메디오방카와 유니크레딧, 방코BPM, UBI방카는 2.5~5.0%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독일 도이체방크도 4.4% 정도 내렸다.
부진한 기업 실적도 증시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스위스계 은행 및 자산운용사인 줄리어스 베어는 투자 계획에서 후퇴하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아이폰 판매량 우려에 따른 우려는 유럽의 기술주 약세로 이어졌다. 애플에 칩을 공급하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AMS의 주식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5% 내린 1.1392달러,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2.2bp(1bp=0.01%포인트) 하락한 0.354%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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