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 다니다 귀농해 스마트팜으로 성공
네덜란드서 선진 기술 배워 시스템 자체 개발
일사량·비·풍향·풍속·온도·습도 관리
에너지 비용이 전체 70%…에너지 효율화가 관건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스마트팜 핵심은 정확성이다. 일사량과 비, 풍향, 풍속, 온도, 습도를 모두 측정해 한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스마트팜 적용 후 생산량이 70% 증가했다."
전북 익산에서 스마트팜 '로즈밸리'를 운영하는 정병두 대표 설명이다. 로즈밸리는 4개 법인으로 출범해 현재 6개 농가가 참여하는 국내 대표적인 스마트 팜이다. 로즈밸리가 약 1만㎡ 농지에서 생산하는 토마토는 연간 360~390톤이다. 2015년 기준으로 로즈밸리 매출액은 6억4000만원이다.
로즈밸리가 처음부터 토마토를 생산한 것은 아니다. 정병두 대표는 잘 다니던 반도체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08년 귀농해 장미 농사를 했다. 당시 일본에서 한국산 장미가 인기를 끌던 때라 수출도 매해 증가했다. '장밋빛 미래'는 오래가지 않았다. 2011년 일본 대지진 및 쓰나미로 일본에서 장미 수요가 급감했다. 덩달아 장미 수출도 감소했다.
정병두 로즈밸리 대표(왼쪽)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이 무렵 정병두 대표는 장미에서 토마토로 품목 전환을 고민한다. 정병두 대표는 선진 농업 기술을 배우기 위해 '농업 강국'으로 꼽히는 네덜란드로 넘어갔다. 정병두 대표는 현지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농업 기술을 배웠다. 특히 온도와 습도, 풍향, 일사량 등 농장 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환경제어시스템(마그마)'를 직접 개발했다.
"예전에는 온도를 잴 때 막대온도계를 사용했다. 정보 수집에 제한이 있다. 하지만 통합 시스템 마그마를 사용하면 농장 내 온도, 습도, 일사량을 한 번에 알 수 있고 관리가 쉬워진다." 정병두 대표 설명이다.
정병두 대표는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활용해 물 관리 제어 시스템도 개발했다. 작물이 물을 언제 그리고 얼마나 흡수하는지 측정할 수 있다면 작물 생육 시기를 당길 수 있고 생산량도 늘릴 수 있다.
네덜란드에 다녀온 정병두 대표는 토마토에 하루 60번 물 주는 것을 전부 체크했다. 하루 종일 쪼그려 앉아 물 들어가는 양을 확인해 그래프를 그렸다. 이 그래프는 토마토에 물을 주는 시점과 물을 끊는 시점을 제어하는 물 관리 시스템 '배지 중량 모니터링 체계'로 진화한다.
스마트 팜 기술을 등에 업은 로즈밸리는 매출 증가는 물론이고 농장 운영 효율성도 높였다. 최근 3년간 토마토 생육을 조사한 결과 기존보다 생산량은 62.5% 늘었고 경영비는 21.4% 줄었다. 로즈밸리는 현재 농촌진흥청과 연계해 빅데이터 기반 생육 환경도 분석 중이다.
스마트팜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였지만 정병두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에너지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이라는 농업 공장을 가동하려면 전기와 난방 등은 필수인 것. 이는 앞으로 스마트팜 성공은 에너지 효율화에 달려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병두 대표는 "에너지 비용이 전체 비용의 60%에 달한다"고 말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