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이슈 불거진 5월이후 소송 움직임 일어
"손해배상 청구 가능하나 손실 입증 쉽지않을듯"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가 결국 '고의 분식'으로 결론났다. 지난 4월 회계 이슈가 불거졌을 때부터 주가 급락으로 인해 주주 소송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최종 결론나면서 주주소송이 구체화될 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이 회사의 분식회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손해 입증 문제 등 실제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높다.
이재경 법무법인 리더스 변호사는 "고의 분식으로 주가가 폭락, 손해를 봤다면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심의, 2015년 회계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고의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2012년과 2014년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사로 처음부터 처리했어야 했다며 해당 회계처리 위반 사항에 대해 '중과실'로 결정했다.
이번 증선위의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권매매거래는 이날 오후 4시39분부터 중단됐다. 한국거래소는 고의적 회계 위반 혐의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분식회계가 맞다면 그로 인해 손해본 주주들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돼야 할 것"이라며 "분식회계 자체가 인정된다면 상장 폐지까지 안 가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은 어느정도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회사가 1차 책임, 회계법인이 2차 감독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이슈가 본격화된 지난 5월 이후 주주들의 소송 움직임은 있어왔다. 올 4월 60만원에 육박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회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급락, 5월 들어 30만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조금씩 반등하던 주가는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가 진행되면서 다시 하락, 현재 이날 현재 33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지난 5월 법무법인 등을 통해 집단소송을 준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 소액주주들이 주가 급락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경우 사례는 여러차례 있었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분식회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고, 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도 회사 측에 분식회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4건의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TX조선해양 건은 주주들이 1심에서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소액주주들이 감사보고서를 신뢰해 주식을 샀다가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가가 하락해 손해를 입었다면, 회사 측에 배상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실제 배상을 받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 남아 있다. 손해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앞선 익명의 변호사는 "손해라는 게 주식 하락에 따른 손실인데, 산 시기와 실제 손해액 등이 주주별로 다 다를테고, 증명하기도 상당히 어렵다"며 "대표소송을 딱 획일적으로 잘라서 진다, 이긴다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