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법사위서 '의료용 대마' 관련 법안 가결
일부 의원 '오남용' 우려 제기했지만...'환자 요구'에 입장 바꿔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대마의 취급 제한을 완화해 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따라서 오는 1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이 의결되면 희귀, 난치질환자가 자가 치료용으로 해당 의약품이 필요할 경우, 의사 소견서를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취급승인을 신청,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제출해 허가된 의약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더라도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대마를 운반·보관 또는 소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의료용 마약류를 안전하게 수거·폐기하기 위한 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11.13 kilroy023@newspim.com |
환각효과가 없는 대마오일으로 불리는 '칸나비디올(CBD) 오일'은 해외에서 이미 뇌전증(간질), 자폐증, 자폐증, 치매 등 뇌·신경질환에 대한 효능이 입증됐지만, 국내에선 대마를 제외한 아편, 모르핀, 코카인 등만 의료 목적으로 사용을 허가해 왔다.
이날 법사위에선 일부 의원이 대마 성분의 오남용을 우려해 재심사 요구를 하기도 했지만 뇌전증 소아 환자들의 요구가 크다는 점에서 가결됐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심사 과정에서 "대마 성분이 강하면 치료용보다는 잘못 쓰일 우려가 있지 않냐" "시급하냐" 등의 질의를 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류영진 식약처장은 "(대마오일 의약품에 대한) 대체제가 없어서 국내에서 환우들이 요구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허가받아서 쓰는 약이다. 어린이들에게 (치료의) 길을 터줄 수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마 성분의 약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시급하지 않으면 소위에서 다시 지켜보고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고, 김 처장은 "희귀질환자들에게 필요해서 (크게 문제되는 게 아니면) 통과시켜 달라"고 말해, 처리가 무산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뇌전증 아동의 보호자가 대마오일을 치료용으로 쓰기 위해 밀수를 한 사례도 있다"면서 "식약처가 허용하는 경우에 약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을 봐서는 통과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류 처장 또한 "공무 또는 학술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대마를 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며 "오남용 우려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잇따른 호소에 김도읍 의원은 "그것을(의약품 등으로) 빙자해서 제조하거나 그런 사례가 없겠냐. 확실하냐"고 질의한 뒤 "그러면 처장님을 믿고 소위에서 재심의하겠다는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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