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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소득주도성장...월급쟁이 소비심리 '트리플 추락'

기사입력 : 2018년11월13일 15:02

최종수정 : 2018년11월13일 15:02

생활형편·향후경기·취업기회 지수 1년새 11~23p↓
월 300만~400만원 소득자 하락폭 커
소득→소비 소득주도성장 선순환 구조 깨져
홍남기 후보자 "민생경기 엄중"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세금으로 걷은 돈을 푸는 재정 확장책을 펴고 있지만 직장인들의 소비심리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특히 월 300만~400만원을 버는 직장인층의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됐다. 5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의 소비심리도 동반 추락하는 양상이다.

소비심리에 악화되면서 내수경기에도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 만큼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소비자 심리 개선이 꼽힌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소비자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봉급생활자 소비심리는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후퇴했다. 생활형편전망지수·향후경기전망지수·취업기회전망지수 등 소비자들의 경제전망을 보여주는 4개 지수 중 3개가 1년 사이에 일제히 하락했다.

10월 기준 생활형편전망지수는 93으로, 1년 사이 1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23포인트 추락한 79로 나타났다. 취업기회전망지수 역시 80으로, 1년새 21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 100을 웃돌던 주요 지수가 올해 100 밑으로 떨어진 것. 해당 지수가 100 아래이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반면 봉급생활자 금리수준전망지수만 홀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시중금리도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년 사이 14포인트 뛰었다.

소득 구간 별로 보면 월 300만~400만원 버는 층의 소비심리가 크게 후퇴했다. 생활형편전망지수와 향후경기전망지수는 지난 1년 동안 각각 15포인트(101→86), 28포인트(103→75) 추락했다. 취업기회전망지수도 26포인트(103→77) 떨어졌다.

50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 소비심리 변화도 월급쟁이와 다르지 않다. 자영업자 생활형편지수와 향후경기전망지수는 지난 1년 사이에 각각 13포인트, 2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취업기회전망지수는 21포인트 추락했다. 가뜩이나 100을 밑돌던 지수가 더 떨어졌다는 얘기다.

봉급생활자 및 자영업자 소비심리 악화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소득주도성장 파급 경로에 문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소득 증가→소비 증가→고용 및 투자 활성화→경제성장→소득 증가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를 갖고 있다. 이 중 어느 한 고리라도 느슨해지면 소득주도성장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현재로서는 소득에서 소비로 이어지는 고리에서 정책 효과가 막힌 상황이다.

이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중심으로 꾸려지는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재빨리 메스를 댈 지점은 얼어붙은 소비심리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2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은 없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가계 소득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소비심리가 꾸준히 상승하고 민간소비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도 경제 심리를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지난 9일 저녁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경기도 어려워서 엄중히 보고 있다"며 "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각인하고 희망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보겠다"고 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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