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익 49% 감소..고려개발 39% 감소
두산건설·삼호,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영업익보다 작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정부 부동산 규제와 주택 공급과잉 논란이 있었던 올 한 해 중견 건설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주택공급과잉 논란에 따라 주택사업을 지난해부터 축소한 것이 매출 및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축소로 공공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들 중견사에 직격탄을 줬다. 주택사업 수주가 부진한 만큼 내년 경기가 위축된다면 실적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한라를 비롯한 중견건설사들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우선 올해 시공능력 평가순위 17위인 두산건설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400억6800만원으로 전년대비 6.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조675억3800만원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두산건설은 올해 2~3분기 주요 프로젝트가 준공된 데 따라 일감도 같이 줄어들었다. 이 회사 매출은 지난 2분기 작년보다 10.4% 감소한 데 이어 3분기에 다시 7.1% 감소했다.
시공능력 평가순위 19위인 한라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532억2400만원으로 전년대비 49.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516억89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59% 감소했다.
한라는 건설부문 매출이 감소하면서 올해 1~3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은 지난 1분기 전년대비 11.97% 줄어든 데 이어 2분기에 21.6% 감소, 3분기에 다시 25.6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1분기 31.44% 감소했고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45.6%, 67.67% 축소됐다.
시공능력 평가순위 35위인 삼호도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이 590억200만원으로 작년보다 9.6% 줄었다. 반면 매출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6427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시공능력 평가순위 49위인 고려개발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9.46% 감소한 209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조675억3800만원으로 전년대비 5.2% 감소했다.
일부 업체는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적게 나왔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영업이익보다 적으면 해당 기업 영업이익에 부실 징후가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두산건설은 지난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3분기 결과는 아직 미발표)이 마이너스(-) 53억609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 275억4160만원에 못 미치는 수치다.
삼호도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적게 나왔다. 삼호는 지난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3분기 결과는 아직 미발표)이 -35억8307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8억2700만원이다.
건설업계는 경제성장 둔화와 정부 부동산 규제가 영업이익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미국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비롯한 각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향후 건설시장은 각종 규제정책과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토목시장은 정부 예산축소 기조와 공공기관의 부채관리로 투자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토목시장 성장성이 점차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삼호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제는 정부 부동산 규제 강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국 금리인상을 비롯한 대외적 위험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고려개발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과 오는 2020년에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대하기로 발표해 다소간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면서도 "하지만 주택사업이나 해외수주가 부진하다 보니 건설사들의 공공사업 수주경쟁이 예전보다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