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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서지현 검사 “1억원 손배소..청구 금액 더 늘어날 수 있다”

기사입력 : 2018년11월06일 18:11

최종수정 : 2018년11월06일 18:11

서지현 검사, 안태근 전 국장·국가 상대 1억원 손해배상청구
변호인 측 “반성 기색 없으면 금액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던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부장검사가 안 전 국장과 국가를 상대로 1억원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서 검사와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판사 출신의 서기호(48·29기) 변호사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라며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 청구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민사소송 제기 배경과 지난 1월 폭로 이후의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1월에 폭로하고 난 뒤 한동안 2차 피해도 있었고 고민이 많으셨던 것 같다. 그때와 비교해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나.

▲서지현 검사=검찰도 그렇고 사회도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는 조용한 성격이다. 제가 느끼는 인생은 일장춘몽도 아니고 눈 한 번 감았다 뜨는 정도(의 짧은 시간)이다. 그래서 제가 전혀 뜻하지 않게, 의도치 않게 밖으로 나오게 됐다. 기도를 매일 하고 있다. ‘하느님 저에게 버텨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와 용기 주시고 제가 열심히 노력할 테니 다음 생에는 다시 태어나지 않게 해주세요.(웃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2차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서지현 검사=검찰에서 사실을 은폐하고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이 많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 고발하고 싶었지만 동료검사로서 고발하고 싶지 않아 지금까지 참은 것이다. 시민단체에서 5월에 고발했는데 6개월이 다 돼가도록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기호 변호사=지금까지 허위사실 유포에 일일이 법적대응하기 벅찼다. 이번 소장에서도 그 부분을 일부러 뺐다. 하지만 얼마든지 상황변화에 따라 향후에 추가될 수 있다. 민사소송은 얼마든지 청구취지 변경이 가능해서 현재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게 꼭 고발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지금처럼 기자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하겠다는 것이고, 서지현 검사가 직접 하기에는 부담스러워 제가 주로 하겠다는 것이다.

서지현 검사 [JTBC 뉴스룸 캡처]

-법무부나 검찰 쪽에서 유포됐던 소문이 대부분 가짜라고 하셨다. 불편한 얘기겠지만, 오늘 혹시 해명하실 생각이 있나.
▲서지현 검사=그런 해명 자체가 2차 가해를 북돋게 되더라. 예를 들면 제가 5시만 돼도 퇴근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당시 검찰 내에 유연근무제가 있었다. 적극적으로 장려했고 또 마침 제가 육아문제로 잠깐 동안 5시에 퇴근한 적이 있었는데 앞부분은 다 빼고 ‘5시에 퇴근한다’만 소문이 나더라. 일일이 해명하기도 참 그렇다. 그리고 업무능력이 없어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난 거라는 얘기도 있었다. 제가 그동안은 자랑 같아서 말하지 않았는데, 제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특수부에 근무한 여검사다. 근무했던 청마다 항상 상위 1~3위 안에는 들었다. 법무부장관상도 두 번이나 받았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쓸 때) 업무능력에 문제 있었다는 얘기가 나올 걸 예상하고 업무실적 성적표도 다 첨부했다. 동료검사들도 이렇게 상 많이 받은 검사를 본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좋았다. 법무부 측에서는 다 조작했다고 했다는데, 검찰 조직 자체가 조작해서 상 받을 수 있는 조직인지 되묻고 싶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을 걸 예상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건가.

▲서기호 변호사=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기 쉽지 않다는 건 객관적 사실이다. 수사 자체가 부실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될 것 같아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돈을 바라는 것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와 ‘꽃뱀’ 프레임 때문에 망설였던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자연스럽게 행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또 형사상 직권남용죄가 무죄 판결이 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은 인정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손해배상 청구의 원인은 검찰의 인사 원칙 기준을 위반한 위법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또 성폭력방지법 제8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피해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는 성폭력 피해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서 검사가은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될까 봐 안 전 국장이 서 검사에 대해 위법한 인사를 지시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폭력방지법에도 위반된다. 직권남용죄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민사에서 불법행위는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서 검사에 대한 부당인사 시점이 2015년 8월이라면 소송요건이 안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을 것 같다.

▲서기호 변호사=인사 명령 시점은 2015년은 맞다. 그런데 당시 인사 명령이 매우 부당할 뿐 아니라 위법하기까지 하다는 걸 인식하는 건 그 후다. 그 전에는 추측과 의심이었으나 안 전국장이 기소됐을 때 확정적으로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시점을 기준으로 피해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한다. 그밖에 여러 가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소멸시효 주장이 권리남용이라는 사례들이 있다. 그 부분은 소송 과정에서 자세하게 반박하도록 하겠다.

-손해배상청구 금액은 왜 1억인가.

▲서기호 변호사=우선 제가 서지현 검사에게 입은 피해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얼마 정도가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도저히 환산이 안 된다고 했다. 어떻게 금전으로 환산하느냐는 것이다. 다만 제가 판사 출신으로서 실제 인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고려할 때 너무 많은 금액을 청구하면 법원 현실과 실무에 맞지 않아 실제 인용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고려해 청구한 것이다. 그렇지만 피고들, 특히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 청구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

-폭로 이후 안태근 검사 측에서 사과하거나 합의를 하자는 연락이 있었나. 또 수사 과정에서 검찰 조직 차원에서 어떻게 해결 보자는 제안을 받은 게 있나.

▲서지현 검사=어떠한 연락도, 사과도 못 받았다. 사실을 묵살하고 은폐한 자 모두 책임지지 않았다. 사실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을 때 두렵기도 하고 망설였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온 건 (검찰 내부에서) 부당한 징계를 받아 소송 진행해서 징계 부당하다고 했음에도 민사를 제기하는 검사들이 별로 없다. 왜 안 했냐고 물으니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 박병규 검사는 임은정 검사의 ‘과거사 재심사건 무죄 구형’에 동조하는 글을 썼다가 검사적격심사에서 유일무이하게 떨어졌다. 이후 승소해 복직했지만 민사소송은 진행하지 못한 걸로 안다.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민사소송 진행을 꺼려한다. 왜냐하면 ‘돈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 ‘꽃뱀 아니냐’고 하기 때문이다. 저는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건 당연한 권리라고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당연한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법무부는 제가 인사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벌였다고 하는데, 당시 인사는 기수에도 맞지 않고 너무나 이례적이어서 ‘부당하니 다시 바로잡아 달라’고 말하는 게 맞지만 얘기하지 못했다. 말하는 순간 성추행 피해를 미끼로 인사에서 이득을 보려고 한다는 말이 나올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법무부에서는 제가 면담을 신청해서 인사발령을 요청했다고 허위발표를 하더라. 저는 당시 제가 하지 못했던 요구를 했다고 하는 데 분노를 느꼈다.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국가적 법익에 의한 범죄라 피해자로 인정이 안 됐다는 내용은 조사단 수사 과정에서 전달 못 받았나.

▲서지현 검사=범죄에는 국가적 법익, 사회적 법익, 개인적 법익에 의한 것이 있다. 잘 아시겠지만 안 전 국장의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되지 못했고 인사권 남용 부분만 기소됐다. 직권남용죄는 국가적 법익에 속한다. 그래서 개인이 피해자가 될 수 없다. 법상으로 보면 피해자는 제가 아니라 국가다. 그래서 우리나라 법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피고인은 증거기록과 검찰에서 제출한 증거목록 전체를 전부 볼 수 있다. 관련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피고인들은 다 안다. 그런데 정작 성폭력 피해자들은 자기 진술만 볼 수 있다. 검찰 사무규칙에도 피해자들에게 모든 기록을 주지 못하게 돼 있다. 안 전 국장의 형사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누가 무슨 진술을 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당시 인사에 개입한 검사들은 전부 허위진술을 했다. 보통은 진술이 다르면 대질 조사를 해야 하는데 조사단에서 대질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저는 그 사람들이 무슨 진술을 했는지 전혀 모른 채 증인으로 갔다가 진술을 처음 봤다. 너무 깜짝 놀라서 법정에서 대응도 못하고 돌아왔다.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관심 가지고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증거를 보여주지 않는 것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 아닌가.

▲서기호 변호사=성폭력 범죄는 개인이 피해자다. 반면 직권남용죄나 뇌물죄는 피해자가 국가라는 개념이다. 실질적인 피해자는 직권남용에 의해 피해 입은 게 피해자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서 검사가 피해자여야 되지만 법원이나 검찰에서는 서 검사가 피해자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형사소송 절차 내에서 피해자 권리가 너무 제한돼 있다. 실제 피해를 당한 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고 절차에도 참여 못하면서 검사가 피해자를 대신해 다 책임지고 유죄 판결을 받아준다는 개념으로 형사소송이 진행된다. 국가가 피고인에게 형벌을 내리고, 검사가 피해자를 대신해 수사하고 기소하고 모든 것을 책임지는 주체가 된 것이다. 피해자가 형사소송 절차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기록 복사 등을 할 권리를 부여받아야 됨에도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가 소송 주체라는 것 때문에 검찰이나 법원 다 피해자 권리를 좁게 해석하고 받아주지 않는다. 이 부분은 국민배심원제가 도입된 것처럼 피해자들의 권리가 소송절차에서 대폭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시대적 관점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 내에서 상사에 의한 성범죄를 당한 다른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과 교류나 연대가 있었나.

▲서지현 검사=다른 피해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런 일이 있었다고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가해자가 누군지보다 피해자가 누군지 더 찾아본다. 그런 게 너무 싫어서 피해자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난 토요일(3일)에 호루라기 재단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참여하면서 임은정 검사나 박병규 검사를 처음 만났다. 검찰은 각자를 고립시킨다. 저는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고 임은정 검사는 몇 년 동안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던 분이다. 검찰 내 많은 사람들이 제게 경고했다. ‘임은정 검사가 정치하려고 저런다. 가까이 하지 말라’고 말이다.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 역시 ‘다 좋은데 서지현 검사나 임은정 검사와는 가까이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검찰은 전혀 서로 연대하거나 교류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알지 못하고, 연대를 많이 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안 전 국장은 변호인단 규모가 꽤 큰 걸로 안다. 변호인단은 어떻게 꾸려나가실 건가. 초반에 담당했던 변호인들이 많이 사임했다고 했는데, 차후 보강할 계획이 있나.

▲서지현 검사=사실 형사소송에서는 제가 피해자가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 지금 현재로서는 형사소송을 도와주는 분들은 재판 진행 상황만 체크해주고 있고, 민사소송은 서기호 변호사가 전적으로 진행하실 예정이다.
▲서기호 변호사=변호인단 규모에서도 보면 강자와 약자의 차이가 드러난다. 권력층에 있는 가해자의 경우 굉장히 화려한 변호인단을 꾸린다. 변호사 수임료도 엄청나게 쏟아부을 거다. 그런데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별도로 제기하면서 추가로 비용 들인다는 게 쉽지 않다. 이번 사건은 많은 국민들이 관심 갖고 지지해주고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 주시는 분들 많다는 걸 말씀드린다.
▲서지현 검사=가해자 측 변호인단 중에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있다. 유 전 연구관의 혐의라는 게 판사 재직 동안 가지고 있던 재판 관련 정보들을 유출한 것 아니겠나. 제 사건을 수사하면서 법무부 검찰국에 있던 검사가 검찰 인사카드를 가지고 나간 게 밝혀졌다. 거기에는 개인정보뿐 아니라 기밀사항도 많다. 제가 그 검사를 처벌해달라고 조사단에 수사 요구했지만 조사조차 받지 않고 향후 징계위원회가 열려서 주의를 받았다고 했다. 똑같은 일을 했어도 주의를 주고 판사는 구속영장이 청구된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서기호 변호사=방금 사례에서 보듯 안 전 국장은 이미 퇴직을 했지만 여전히 검찰 내 안 전 국장의 영향을 받는 검사들이 많이 있다. 이 사건은 어쩌면 겉으로 보기에는 안태근 개인과의 싸움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검찰 권력과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변호사들이 부담스러워서 전면에 나서기 꺼려했던 측면도 있다.

-문제제기할 때 검찰 조직 내부 개선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말하셨다. 폭로 전과 그 후는 다를 것 같은데 이후에 느낀 내부 조직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주실 수 있나.
▲서지현 검사=사실 제가 문제제기 하면 그걸 계기로 개혁을 하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희망이 좀 더 컸다고 할까. 제가 뭐라고 얘기해봤자 저만 이상한 사람 만들고 조직은 전혀 문제 없다고 하는 거 보면서 오히려 그때보다 더 힘들어졌다.

-폭로가 앞으로 검찰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서지현 검사=저는 전혀 변화시킬 수 없을 것 같다. 검찰 스스로 전혀 변하려고 하지 않는다. 검찰 개혁에 관심 갖는 사람도 별로 없지 않나.

-검찰을 사랑하지 않나.
▲서지현 검사=그렇다.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정의가 이기는 사회가 돼야 한다.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받는 게 제대로 된 나라다. 저는 정의를 바로 세우는 조직에 제가 있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자부심이 컸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많은 검사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이번 사건으로 부당 인사에 관련된 검사들이 많은 거짓말 하는 걸 보면서 너무 배신감이 커서 법정에서 손을 덜덜 떨고 눈물콧물 다 흘리기도 했다. 너무 충격적이고 3일 정도는 그 배신감이 가시지 않았다. ‘그렇게 나랑 친했던 검사가 어떻게 저런 새빨간 거짓말할 수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참 가엾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저 사람도 검사이기 전에 먹고살아야 하는 한 명의 사람이구나 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번 물어보고 싶다. 당신에게 대한민국 검사란 어떤 의미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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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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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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